지난 5일엔 경기도 인근 부대로 예비군 훈련을 갔다왔더랬습니다. 아시다시피 올해 들어 가장 더웠다는 그 날. 밤새 스타를 하고 아침 6시까지도 다음에 갈까 오늘 갈까 망설이다 에이 싫은건 후딱 해치워버리자는 마음으로 그 처절한 피곤함을 참고 갔더랬죠.

여느 예비군 훈련장이 그렇습니다만 아줌마들 나와서 요대니 모자니 팔고 있었고 위병소앞에선 방송으로 연신 어서 입소하란 얘기들. 절대 말안듣는 우리 예비군들 부대앞 가게에서 우동도 사먹고 입소만료시간인 8시까지는 절대 안들어가려 버팁니다.

입소하고 나서부터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시간이 안가는 곳입니다. 스타하다보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리는 하루가 그곳에서는 한달처럼 느껴집니다. 겨우 오후 5시까지 있는 훈련입소인데도 말이죠.

예비군 훈련 정말 실탄사격외에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 싶을정도로 '시간때우기' 입니다. 현역들 기간줄여주고 이것저것 논의가 많습니다만 왜 예비군 훈련에 관한 얘기는 제대로 논의가 안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시가지 방어훈련장 , 교관 왈
"자 저기 여러 건물들이 보이시죠? 날씨가 더우니까 실전에서 적들을 기다리는 것처럼 건물안에 가셔서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아 옷은 벗어던지지 마세요" -_-

뭐 이런식입니다. 물론 훈련을 빡세게 하자는 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민간인으로 있다가 일년에 몇차례받는 훈련이 제대로 될리가 있겠습니까? 이런식의 시간낭비를 7년차 예비군까지 일년에 수십시간씩 하고 있다는거 정말 문제입니다.

사격훈련이야 감을 되살리는 의미로 괜찮다 쳐도 나머진 정말..왜 내가 여기서 이짓을 해야하나..회의감 무지하게 듭니다.

게다가 오고가는 차비에 밥값3500 하면 거의 10000원은 자비가 나가는데 겨우 2500원 식사비로 나옵니다. 거의 자기돈 내고 훈련받는거지요. 이게 말이나 됩니까? 자비를 들여서 국방의 의무를 져라?

제가 알기론 닉슨독트린 전후해서 박정희시대때 위기감에 예비군을 창설한거로 아는데..

이제 이거 다시한번 논의할때가 안되었는지..아 정말 훈련장에서는 국방부 개XX 들 소리 나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