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8/04 12:11:44
Name choboChicken
Subject 좋아하는 선수와 나의 종족
저번에 올림푸스 결승을 보면서 느낀 점 입니다.

보통 보면, 스타 하시는 분들 주종이 있을 겁니다. 물론 랜덤도 잘 하시겠지만, 플토 중심 랜덤.. 이런식이지요. 밥내기 1대1 하는데 상대가 랜덤이면 선택하는 종족이 있듯이요.

또, 좋아하는 선수들도 있을겁니다. 자신이 저그 유저라면 보통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저그 플레이어인 경우가 많겠지만, 아닌 경우도 있죠.

저 같은 경우는 테란 플레이어입니다. 전에는 프로토스를 했었는데, 임요환 선수 리플레이 보고, 테란으로 전향을 했지요. 그래서 임요환 선수를 참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또 그렇다고 광팬도 아니죠. 그냥, 임요환 선수가 이기면 왠지 기분이 좋고 지면 기분이 찝찝하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홍진호 선수와 이윤열 선수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보면 모두 구 IS출신들이네요. 제가 저그에게 하도 많이 져서, 저그만 보면 몸이 '부르르' 떨리지만, 홍진호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안정감 있으면서도,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게 상대를 대적하는 플레이가 너무 인상깊었고, 특히 임요환 선수랑 싸우기라도 하는 날이면, 정말 누구를 응원해야 할 지 몰라 갈팡질팡 합니다. (그렇지만 테란유저라서 결국 임요환 선수를 응원합니다. ^^)

이윤열 선수를 응원하는 건 위 선수들과 조금 다르지요. 이윤열 선수 경기를 보면, 어느 순간 '와~'가 한번 나옵니다. 임요환 선수나 홍진호 선수는 그 때 그 때 소규모 전투와 게릴라를 너무 잘 해서 탄성이 나오지만, 이윤열 선수는 보통 앞마당 먹고, 게릴라 한 두번 한 후에 나오는 그 물량에서... 더군다나 중앙 전 이후 상대방 멀티를 하나 밀고 다시 모인 병력들을 보면.. 정말이지.. 감탄사인지 욕인지 알 수 없는 단어들이 입에서 나오죠.

온게임넷 올림프스배 결승전때 일입니다. 저는 홍진호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선수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사정상 직접 온게임넷을 시청할 수 없어서, PGR에서 문자 중계를 보고 있었습니다. 아마 3번째 경기중이였을 겁니다. 1대 1인 상황에서, 정말 3번째 경기를 가져간다면, 어느 선수든 우승권에 가장 근접하게 되는 아주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홍진호 선수가 이기기를 간절히 응원하고 있었는데, 문자 중계에 이런 말들이 나오더군요. 아 마지막 베슬이 스컬지에 잡히고... 러커를 잡기 위해 시즈로 마린 강제 공격...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홍진호 선수가 이기기를 바랬지만, 테란 유저인 저로서는 저런 상황을 들을때마다 왜 그리도 마음이 착찹한건지. 분명히 홍진호 선수 우승!!이라고 외쳤지만, 마음속으로는 알게 모르게 테란 플레이어인 서지훈 선수를 응원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4차전 지나 5차전에 오니, 왠지 저에게는 홍진호 vs 서지훈 선수가 아닌, 저그 vs 테란 구도가 되면서, 알게 모르게 서지훈 선수를 응원하게 되더군요. 드랍쉽이 적시에 멀티에 떨어집니다, 마린의 충실한 업그레이드... 아 다시 모인 서지훈 선수 마메물량. 어마어마합니다.. 이런 단어들을 들을때, 왠지 가슴이 흥분되고 뿌듯해서, 서지훈 선수가 결국 우승했을 때 감격에 겨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홍진호 선수팬인데 말이죠..

곰곰히 생각해보면, 저는 별로 충직한(?) 팬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왜 이리도 지조가 없는 건지...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저도 그저 평범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경기를 해도, 화면에서 제가 쓰는 마린 탱크들이 죽어 나가기 시작하면 가슴이 아파 어쩔줄 몰라 하죠.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자신의 종족과 싸워서 이기게 되면, 왠지 모르는 허탈감이나 아픔이 느껴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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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가되어라~
03/08/04 13:10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에도 임요환,홍진호,이윤열선수 셋다 좋아하지만.. 그래도 제가 저그유저인지라.. 홍진호선수가 조금더 이겼으면하는맘이^^
아르푸
03/08/04 14:14
수정 아이콘
저는요 테란은 임요환 저그는 홍진호 플토는 이재훈 선수를 좋아하거든요. 근데 스타 시작할때부터 지금까지 온리 플토유저라서...만약에 홍진호 선수랑 이재훈 선수랑 겜하면 이재훈 선수를 응원하고요.
홍진호 선수랑 박정석 선수랑 겜해도 박정석 선수. 홍진호 선수랑 강민 선수랑 겜해도 강민선수 -_-를 응원해요. 아무리 좋아하는 저그유저라도 역시 제 주종선수한테는 안되나 봐요..
03/08/04 15:23
수정 아이콘
게임의 팬이 되보시는건 어떠한지요 :)
03/08/04 16:43
수정 아이콘
앗, 스코님 멋진 말이네요. 하지만 전 테란유저이지만 홍진호 선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상대가 그 어떤 테란선수라도 홍진호 선수를 응원하게 되던데요 ^^;
03/08/04 19:15
수정 아이콘
야구팬, 축구팬도 응원하는 팀이 없으면 흥이 안나는게 사실이죠.^^게임팬을 더욱 흥분시키는 건 바로 선수와 종족!
미나무
03/08/06 22:41
수정 아이콘
전 프로토스 유저지만,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최인규 선수죠.(최인규 선수가 없었다면, 스타에 관심이 없었을 지도.^^) 물론, 대부분의 경우에는 프로토스가 이기는게 기분이 좋습니다. 특히, 이재훈 선수나 강민선수가 이길때는 정말 기분이 좋죠. 하지만, 그래도 최인규 선수가 이기는 건 언제 어느때나 가장 기분좋고 신납니다. 이런 건 정말 개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느 부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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