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드림팀] 수익구조 안정된 '다국적 군단'
‘꿈★을 이루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게이머들의 집단’
세계적인 컴퓨터 부품업체 AMD(Advanced Micro Devices)
코리아에 소속된 드림팀(http://amdteam.amdinfo.co.kr)은 언어와 피부색이 다른 3개 국적의 젊은이들이 모인 팀이다.
말 그대로 ‘꿈★을 이루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게이머들의 집단’이라는 뜻.
‘드림팀’은 감독 데니얼 리(29)를 주축으로 2001년 기욤 패트리가 AMD코리아의 정식 후원을 받아 개인 스폰서쉽 체제로 운영되어 왔다.
이후 2002년 프랑스에서 온 베르트랑 그로스펠리어와 조정현이 한 팀을 이뤘고 저그 브라더스 장진남·진수가 합류하면서 꿈의 드림팀의 진가를 발휘하게 됐다. 지난 3월에는 정식 스폰서쉽 계약을 체결하고 비로소 AMD 드림팀으로 새롭게 출발했으며, 이승렬 선수가 뒤늦게 합류했다.
AMD 드림팀은 정식 계약된 5명의 평균 연봉이 3천 5백 만원으로 국내 게임단들 중 가장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드림팀’에는 선수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고 ‘스타성’이 강해 게임계의 드림팀이라는 칭호가 무색하지 않다.
숙소 겸 연습실로 사용하고 있는 양재동의 30평 빌라를 찾았을 때 드림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이유인 즉, 이미 온게임넷 스타리그 본선에 오른 베르트랑과 진남 이외에 기욤, 정현, 진수도 챌린지 리그에 무난히 통과했기 때문이라는데…
≫ 포토인터뷰
▶ 잠꾸러기 조정현
팀원의 맏형인 조정현(23)은 게으름과 지저분함에 있어 베르트랑과 쌍벽을 이룬다. 자존심이 세고 자기주관이 강하며 흥분하면 목소리가 커지는 버릇이 있다.
때론 답답하게 느껴질 만큼 지나치게 순진하고 순수한 성격의 순둥이다. 대회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 전화기를 꺼 놓은 채 어디론가 사라져 팀원들과 감독의 애간장을 녹인다. 이렇듯 가끔씩 대형사고를 한방씩 터트려 감독의 잔소리를 가장 많이 듣는다. 잠이 많아 어디든 등을 붙이면 잔다.
▶ ‘폼생폼사’ 기욤 패트리
‘푸른 눈의 전사’ 기욤(21)은 게임계의 핸섬가이. 기욤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은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느긋하고 편안한 성격으로 게임에 임할 땐 차분한 플레이가 특징이다. 매너 또한 일품이라 ‘매너짱’으로도 불린다.
술을 마시면 때와 장소, 상대를 가리지 않고 아무나 붙잡고 레스링 한 판을 시도하는 황당한 술버릇의 소유자. 다음 날이 되면 까마득히 잊어버린다고. 요즘은 한창 클럽댄스 삼매경에 빠져 있다. 현재 모델 출신의 여자친구와 5개월 째 열애 중.
▶ 먹성 좋은 베르트랑
기욤에 비해 아직 한국생활이 조금은 낯선 베르트랑(22). 그러나 한국어 실력은 놀랄 정도로 많이 늘었다. ‘몬스터 페이스’ 또는 ‘마가린 몬스터’라고 불리는 베르트랑의 트레이드마크는 선글라스.
그는 온순한 성격이지만 잠잘 때 건드리면 난폭한 야수로 변한다. 말 그대로 ‘한 성격’ 나온다고. 게임이외엔 전혀 관심이 없어 팀원들에겐 지저분하다며 핀잔을 듣기 일쑤. 술만 마시면 예전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해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이를 저지하는 사람은 항상 기욤.
▶ 근육맨 장진남
진남(22)은 장브라더스의 형으로 일명 ‘장네가지^^’라 불린다. 팀 내 개그맨으로 통할만큼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천방지축인 반면, 냉정하고 독해 '독사'라는 별명이 있다. 드림팀에서 가장 많은 여성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팬들이 말하는 진남의 매력은 ‘귀여움’이다.
요즘은 근육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있으며 나날이 변화하는 몸을 보면 뿌듯해진다. 근육둘레 사이즈 재기가 취미다. 헬스 이외에도 매주 분당에서 힙합댄스를 연마하고 있다.
▶ 요리왕 장진수
장브라더스 동생 진수(22)의 별명은 ‘5분전’이다. 이유인 즉, 게임만 시작하면 시계 분침이 5분전을 가리키듯 삐딱하게 기운다는 것. 게임이 끝날 때까지 그 자세를 유지하지만 정작 본인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다재다능하지만 제대로 하는 건 하나도 없다는 게 본인의 말. 눈치도 몸도 빨라 감독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으며 팀의 부감독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요리에 일가견이 있으며 토스트와 김치찌개 맛은 거의 예술이란다.
▶ 숨은병기 이승렬
이승렬(21)은 드림팀이 준비중인 비밀병기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인데다 낯을 많이 가려 아직까지는 정현만 졸졸 따라다닌다. 정현의 끊임없는 괴롭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정현과는 게임을 시작하면서부터 알게 된 사이로 정현의 강력추천으로 3개월 전 드림팀에 새롭게 합류했다. 승렬은 게임에 임할 때 자세가 독특하다. 말로만 듣던 그 특이한 자세를 포착했다.
김수연 기자 < jagiya@kyunghyang.com >
[ AMD 드림팀 데니얼 리 감독 인터뷰 ]
"사생활 존중으로 선수관리"
감독 데니얼 리(29)는 15년 간 외국생활을 경험한 덕분에 다국적 게임단을 이끄는데 부족함이 없다. 2년 6개월 전 기욤과 인연이 되어 게임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융통성 있고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며 선수관리 능력도 탁월하다.
‘드림팀’이 여느 게임단과 특히 다른 점은 선수 개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해 준다는 것. 감독의 역할은 선수들이 제 기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일 뿐, 강압적으로 선수들을 다루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AMD ‘드림팀’은 선수 개개인의 ‘스타성’이 뛰어나 개별적인 활동이 활발한 팀이다. 이 감독의 역할은 개성이 강한 선수들마다의 개인 역량을 충분히 살려주면서 팀웍에서도 그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기욤만 데리고 있을 땐 몰랐는데 이젠 책임질 선수들이 많아 부담스럽다”는 이 감독은 “선수들로서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칠 때가 가장 힘들기 때문에 선수들의 생활보장만큼은 책임질 수 있는 감독이고 싶다”고 말했다.
드림팀에서 장진남 조정현 기욤 베르트랑은 모두 정상의 자리에 올라봤다. 때문에 이 감독은 올해만큼은 장진수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연>
출처 : 경향게임스 제 83호 2003년 07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