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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28 21:29
뭐랄까, 아주 깨끗한 느낌이 나는 글이네요. 아마도 영국쪽 작가 분이 쓰신 것 같은데, 저는 서양 문학 중에는 그나마 피츠제럴드 같은 미국 작가나 러시아 문학 정도 밖에 접해보지 않았지만, 이런 작품도 참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책을 구해서 직접 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일어나는데요?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03/07/28 22:34
^^;;;;;;;;;;; 네 ^^;
작가로서의 소로우도 훌륭하지만 ( '월든'의 자연 묘사는 정말 너무 아름답지요) 저는 한 인간으로서의 소로우의 모습이 더 멋져 보이더군요. 스무 살에 미국 최고의 명문대학을 졸업했지만, 안정된 직업 대신 목수일이나 측량일 같은 노동으로 자신의 생계를 꾸려 나갔고, 21살 때는 일체의 구습에 의문을 제기하는 진보적인 학교를 설립, 운영해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죠. 28세 때 월든 호숫가에 손수 통나무집을 짓고, 자연 친화라기보다 자연 그 자체와도 같은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에 미국의 노예 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여 납세를 거부했다가 투옥당한 일도 있었구요.(친척이 몰래 대납해서 결국 풀려났지만.) 서른 살에 월든 호반 생활을 끝낸 후에는 <시민의 불복종>이라는 강연을 했는데, 후에 글로 정리된 이 강연은 세계의 많은 저항 운동 지도자들에게 큰 자극과 감동을 주게 됩니다. 45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임종을 지켜본 사람 중의 하나가, "그처럼 행복한 죽음을 지켜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참 치열하게, 열심히, 알차게, 진지하게 살았고, 그래서 그처럼 행복하게 죽을 수 있었던 것 아닐까, 가끔 생각해 봅니다. 끝까지 성실한 학생이었고, 끝까지 끈질긴 구도자(求道者)였죠. 음... 반만 닮아도 원이 없겠습니다. ^^
03/07/28 22:53
작가 지망생인 주제에 추태를 보여서(모르셨다면 더 추태로군요) -_-;; 송구스럽습니다. 핑계일 뿐이지만 서양 문학은 정말 거의 접하지 않아서 짧은 지식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ㅠ_ㅜ
만회를 위해서 저도 하나 추천을 하자면, 랭보의 시집을 들 수 있겠네요. 제 자신의 문학의 폭이 좁은 탓이겠지만, 소설은 무라카미 하루키, 시는 랭보, 가장 즐겨던 건 이정도가 아니었나 싶네요. 아마 제작년이 랭보의 100주기 였기 때문에 전기나 시집의 재간이 많이 나온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역시 시집을 추천하고 싶네요. 랭보의 생애는 짧았고 소로우와는 비교되는 점도 많겠지만, 그의 시집에 녹아있는 기묘한 미학은 역시 그의 죽음을 애석하게 하게 하죠. 나이에 비해서는 다작이 아닌가 싶지만 넘치는 재능을 표현하기에는 다작이야 말로 또한 가장 그에게 올바른 표현이 아니었나 싶네요. PS : 이렇게 추천했건만 이미 읽으셨다면 대략 낭패 -_-;;;
03/07/29 00:42
ijett님//소로우가 살던 콩코드에 언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충동을 늘 느낍니다^^
Bar Sur님//외국 시는...원문으로 읽어야해!라는 관점을 갖고 있는 터라^^ 소설조차도 사실 전 원문으로 읽어야한다고 느끼지만, 제 언어실력에 한계가 있는지라...시의 미묘한 각운이나 두운 같은 것, 그 오묘한 시적허용등을 우리말로 보기엔 너무 아까울 것 같아서요:)
03/07/29 00:52
인간이 무한을 믿고 있는 한, 바닥이 없는 호수들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
사실 무한맵도 자원의 끝은 있는데 다 케질 못해서 무한맵이라는 이름이 붙은것 같네요 ^^ (퍽! -_ㅜ) 죄.. 죄송 합니다..
03/07/29 01:27
상관없는 이야기 이지만, 저 오늘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척을 하다가 망신을 당하였습니다.
어떤 분과 이야기 중에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대한 말이 나오기에, '아, 쇼팽이요..' 순간 분위기가 싸해지더군요. 쇼팽이 아니라 바그너 였더군요.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바서님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03/07/29 05:56
대략 낭패 << 왜이렇게 웃긴지.. ^^ 고영님의 댓글도 원츄입니다 ㅎㅎ 저도 책을 나름대로는 좋아라~ 하는데 외국 소설은 그리 즐겨읽는 편이 아니거든요.. 제 고등학교 문학선생님께서 유명한 외국소설을 읽기전에 한국의 위대한 작가들의 글부터 섭렵하라고 하셨던 말씀을 항상 새기고 있거든요 ^^;; 전 독특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파트리스 쥐스킨트의 소설들을 추천합니다 특히 향수는 압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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