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7/27 03:17:50 |
Name |
비타민C |
Subject |
[잡담]..모순. |
'글'을 쓰기란 참으로 어렵다.
소설,수필,시 등 글의 종류는 많고 그 시작은 다양하지만
글과 사랑을 비교하다보면 공통점이 무척 많은것이 느껴진다.
둘다 그 시작은 어렵되 도입부만 넘어가면 어느정도의 페이스로 흘러가고.
그 페이스가 끝날때쯤 마무리에 신경쓰고 힘들어한다.
상담.. 이라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듣고만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중 누군가 한 이야기다.
'한 사람을 좋아하려고 하면 그 끝이 보여서 시작을 할수가 없어.
결국엔 헤어짐이란 결말을 맺는다면 친구가 낫지 않을까?'
'내 맘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상관없어.
그전에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할수 있을지를 측량해보지.'
결혼이 사랑의 긍정적인 완성형이라는 가정하에 생각해보면.
아직 결혼을 '할수 없는' 시기인 우리들이 할수 있는 사랑은 결국 헤어짐과 아픔뿐일까?
나는 스스로 이성을 사귐에 있어서 상당히 신중해왔다고 생각해왔다.
이성과의 교제를 넘어선 '사귐' 의 단계에서 내가 얻은것은 무엇일까?
헤어짐이란 결말이 눈에 보이면서도 '사귐'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스킨쉽과 약간의 만족감, 신경을 쓰고, 써주는 존재가 필요했던거라면.
친구로서도 가능한것이 아니었을까?
혹은, 쉽게 듣는 말중 하나인 '사랑을 해본사람이 사랑을 할수 있다' 라는것을 실천하기 위함이라면 그 대상이 꼭 '사귐'의 대상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사랑을 했다면 헤어짐정도는 받아들일수 있는게 내 입장이지만.
그것에 상처 받고, 이성을 불신하고, 헤어짐을 극도로 거부하는 이들을 볼때..
그것들을 감수하면서도 '그래도 사랑이 좋은거야!' 하고 말할 용기는 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은 조건 이란것이 필요한것일지도 모른다.
'저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도 같이 있으면 눈,귀,입이 즐겁고 편안하니까..'
누구나 그런 생각쯤 한번은 해봤겠지만.
조건을 따지며 이성을 만나는 사람을 볼때 과연 '저것이 사랑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역설적으로.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면 그들은 상처 받지 않고, 힘들어 하지 않는다.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하는 그 대상을 될수 있는한 아프게 하지 않고 힘들게 하지도 않게 하고 싶은게 모든 사람의 공통된 생각일것이다.
....모순....
이런의미에서 친구가 말한 두번째 이야기는 해답이 될수도 있다.
철저한 이기주의.
사랑하려고 하는 단 한사람만을 위한 이기주의.
사랑할수 있는 끝까지 사랑해주고 그 마지막이 헤어짐이라면.
헤어짐 앞에서 이기주의자가 되자.
이기주의는 별다른게 아니다.
자신을 지키는것.
자신을 보호 하는것.
스스로를 변호하고 잘못과 책임이 상대에게 있도록 몰아가는것.
완벽한 자기 합리화.
사람인 이상 모든것이 완벽할수는 없다.
그래도 줄일수는 있다.
그 고통들.
이 짐을 짊어질수 없다면.
'나'를 생각하자.
사랑하고 사랑하되 헤어짐 앞에서는 철저히 '나'를 생각하자.
하지만.
난 그렇게 하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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