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훈이 누구야.’
최근 열린 ‘올림푸스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폭풍저그’ 홍진호를 제압하고 우승컵을 거머쥔 서지훈(18).
주변에서는 그를 두고 ‘퍼펙트 테란’이라 부른다. 임요환의 절묘한 타이밍과 이윤열의 물량, 김정민의 정석플레이를 모두 겸비했다는 뜻에서 붙은 호칭이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배틀넷에서 ‘괴물’로 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프로게이머로 등록한 지 1년이 채 안된 신예라 그의 황제 등극을 놀라워하는 이들이 많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같은 팀의 강민 및 한빛스타즈의 박경락과 함께 돌풍을 일으키며 두각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그가 곧바로 우승의 영예를 차지하리라고는 그누구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의 나이 이제 열여덟.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우승 직후 울먹이느라 소감조차 말하지 못할 정도로 여린 마음의 소유자다.
그런 그가 이제는 임요환·이윤열 등 스타 플레이어와 함께 3대 테란의 위치를 확고히 다졌다.
홍진호와의 결승전에서도 보여줬듯 그의 경기는 지켜보는 관중이 잠시도 한눈을 팔지 못하도록 붙잡는 흡입력이 강해 벌써부터 ‘세대교체론’까지 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언제부터 했나.
▲중학교 3학년 때 친구들과 PC방에 갔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빠져들기 시작했다. 하다 보니 재능이 있는 것 같아서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처음에는 네트워크에서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어 나름대로 유명세도 탓지만 대회장에만 나가면 주변의 시선이 신경쓰여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금은 많이 낳아졌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인가.
▲2년 전만 해도 상당히 소심한 편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은 물론이고 아는 사람과도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하는 편이다. 지금은 주위 사람과 잘 어울리며 아주 활발하게 생활하고 있다.
―여자 친구는 있나.
▲없다. 프로게이머에게 여자 친구는 큰 방해가 된다. 역대 우승자를 보면 하나같이 여자 친구가 없다(웃음). 대다수의 팬이 여성이고 중고생이 많다. 때로는 간접적으로 돌려서 사귀자는 표현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냉정하게 거절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연예인은.
▲‘쿨’ 팬이다. 특히 이재훈은 노래를 너무 잘한다. 연습을 하면서도 항상 ‘쿨’의 노래를 들을 정도다. 여자 연예인 가운데는 손예진을 제일 좋아한다. 청순한 이미지가 너무 좋다.
―테란 종족을 선택한 이유는.
▲일단 인간적이라 호감이 간다. 특히 임요환 선수나 최지수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테란이 저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하다 보니까 테란만큼 컨트롤이나 전략이 무궁무진한 종족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의 목표는.
▲일단 2연패를 달성하고 WCG대회에서도 우승하는 거다. 또 열심히 연습할 계획이다. 사실 지난 2월부터 밖에 한 번도 안나가고 연습실에서 살았다. 목표를 우승으로 잡았기 때문에 나갈 수가 없었다. 하루에 20경기는 기본으로 했고 많이 할 때는 30경기까지 소화했다. 군대에 갔다온 다음에도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팬들에게 한마디.
▲이번 우승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우승을 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계속 우승하는 것으로 그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겠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출처 : 전자신문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307180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