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7/20 16:58:37 |
Name |
몽땅패하는랜 |
Subject |
(잡담)THE GAME MUST GO ON |
어제의 승자와 패자는 어제의 일일 뿐입니다
THE GAME MUST GO ON
경기결과에 대해 이런 저런 해석과 추측이 난무해도 프로게이머들은 숙소에 돌아와 마우스와 키보드를 잡을 것입니다.
THE GAME MUST GO ON
시대의 종언이니 전성기의 끝이니 하는 논쟁이 일어날 때
마치 우리들이 그들의 대변인인 양 흥분하고 감정까지 앞세울 때도
그들은<죄송합니다>와<성원에 감사드립니다>라는 진정한, 하지만 예의적인 인사말을 남길 뿐
다시 내일 있을 예선과 조별 리그를 위해 맵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고 있을 것입니다
THE GAME MUST GO ON
논쟁의 끄트머리에 서로에게 안 좋은 감정을 갖거나 선입견이 생겨 서로의 글을 피하게 될 때
그들 프로게이머는 비록 어제는 8강, 결승진출을 위해 싸운 적이었지만 오늘은 친구가, 좋은 연습상대가 되어 배틀넷을 통해 "Ally plz……" "I siro siro ㅠ.ㅠ"하면서 만면에 웃음을 머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THE GAME MUST GO ON
그들 대부분은 아직 젊다 못해 어립니다.
하지만 그들은 게임이라는 스타라는 경기를 통해 약육강식의 논리와 강자 우선의 혜택을 통해 사회의 냉정함을 배우고 있습니다. (정말 인기를 얻고 많은 돈을 버는 게이머는 극소수겠지요)
임요환 선수의 인터뷰가 떠오릅니다.
"친구를 잃었던 것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그것은 어떤 금전적 보상으로도 채워질 수 없는 것인데요……(기억력의 한계로 제맘대로 표현 ㅠ.ㅠ)"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지지자와 안티들의 찬양과 비난에도 묵묵히 연습을 하고 경기에 출전합니다. 물론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합니다. 적어도 2001년 상반기의ꡒ환상의 테란ꡓ같은 강력함을 찾아보기는 힘이 듭니다.
그러나 그는 오늘도 WCG와 기약없는 겜티비 4차, 그리고 쎌빅(이거 이렇게 얘기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스타리그를 위해 연습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손이 안 풀린다고 샤워를 안하면서 말입니다.(아, 더운 물로 샤워를 하면 이상하게 손이 안풀린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여름이니까^^;;;;)
오늘도 여전히 그는
THE GAME MUST GO ON
잔인한 7월을 보내고 있는 이윤열 선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겜티비 3차 리그에서 보여준 무한 줄줄이 탱크(어느 분 표현처럼 정말 개 사기에 가깝다는--;;;). 마치 인간이 이길 수 없는 슈퍼 컴퓨터 같은 정확한 타이밍과 병력운용을 자랑하던 그도 자신의 왕국 MBC 스타리그에서 강민이라는 다크 템플러에게 일격을 맞고 쓰러졌습니다.
패배자인 이윤열 선수나
승자인 강민 선수나
듀얼에서의 승리와 패배를 기억하며
이번에는 반드시 반대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 자신하며
다가오는 차기리그를 향한 새로운 마음을 다잡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승리만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잔인할 정도의 참패가 그들을 성장시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믿어지지 않는 역전패를 당하고 망연해 하는 이재훈 선수
MBC 라이프존 팀리그 결승전에서 팀의 우승을 확정지은 이재훈 선수
한 선수에게서 우리는 너무도 다른 모습을 볼 때가 많습니다.
동방불패같은 강력함을 과시하던 임요환 선수와 네이트 배에서 16강 탈락(그것도 3전 전패라는)이라는 쓴잔을 마시는 임요환 선수.
어쩌면 한 경기의 승패에 열광하고 좌절하는 것은 당사자가 아닌 관중에 불과한 우리들 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들은 경기의 승패에 따라 그들을 분석하고 냉정하게 비판합니다. 때로는 이제 그의 시대는 끝났다, 라는 단언을 내리기도 합니다. 모두들 자신의 주관과 내적 판단근거에 의한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피지알도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 이런 저런 이견이 나타나고 논쟁이 일어납니다.
그 시간,
모니터만 빛을 발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이 든 깊은 밤에
충혈된 눈동자로 부대지정한 병력을 컨트롤하면서
테크트리를 올리며 미니맵을 통해 적진을 탐지하는 것에 열중하는 그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스타라는 경기를 통해 우리에게 잊지 못할 감동과 슬픔, 희열이라는 극단의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비프로스트라는 맵을 자신의 지배지역으로 선포한 서지훈 선수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지만 그만큼 폭넓은 팬을 확보한 폭풍저그 홍진호 선수
그들이 보여준 지난 OGN 스타리그 결승전은 마치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유닛들인 테런과 저그가 스스로의 생명을 얻어 말 그대로『종족 전쟁』을 하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게 했습니다.
상상조차 불허하는 병력생산과 컨트롤.
잠시 숨 돌릴틈도 없이 격변하는 전황.
일말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는 전략 전술.
그들은 다섯 번이란 게임으로 우리들에게 몇 달을 지나도 쉽게 잊을 수 없는 어떤 감동을 주었습니다.
경기할 때는 인간이 아니라 컨트롤 기계 같았던 그들의 눈에, 메마른 사막 같은 눈에 뿌려지는 눈물은 그들의 명승부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던 불꽃놀이였습니다.
자, 그들은 우리에게 숱한 명승부와 감동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주었던가요?
저는 그냥 한 마디만 하렵니다.
THE GAME MUST GO ON!
-THE SHOW MUST GO ON(퀸의 노래) 라는 제목을 허접틱하게 바꾸어 보았습니다.
- 써놓고 보니 한숨만ㅠ.ㅠ (내가 만약 허접일 때면 누가 날 위로해 주지?????)
- 이상한 글 쓴다고 나 때릴꼬야???(보노보노의 포로리 버전입니다. 분위기상 경어체 생략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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