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7/20 03:20:23 |
Name |
wassup |
Subject |
[잡담]"머신"으로 불리고 싶다던 박아제™님 and 나 |
안녕하십니까 wassup입니다... 전 pgr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가입은 하지 않았죠..
필요성을 못느꼈기 때문입니다... pgr의 수준높은 글에는 언제나 수준높은 꼬리가 달렸기 때문에 제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7월 6일... 매일 무심코 pgr21게시판을 둘러보던 중...
'난 차라리 "머신"이라 불리고 싶다...'라는 제목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건... 나잖아... 내 얘긴데...
박아제™님은 저와 너무 비슷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생각은 전혀 다르죠...
'난 차라리 "머신"이라 불리고 싶다...' 박아제™님의 생각입니다...
-'난 절대 머신은 되지 않겠다...'
전 이런 생각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전 지나치게 감정이 풍부합니다...
저도 부족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물질적으로 조금...정신적으론 많이...
저 또한 십 몇 년 전이었습니다... 저 또한 부모님이 헤어지셨고요...
저도 그 뒤로 할머니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같이 살던 아빠는 이제 다른 지방에서 일하셔서 명절때나 봅니다...
그런데.. 전 이기적이진 않습니다...
숫기 없는 건 박아제™님과 같지만... 이기적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이기적으로 살라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저도 생각합니다... '난 왜 이기적이지 못하지...'
전 학교에선 친한 친구가 꽤 많습니다... 원래 내성적이었지만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성격이 좀 바뀌었죠... 하지만 주말에 집에만 있는 건 여전합니다...
친구들이랑 만나면 돈을 쓰게 되니까..-_-a
저도 상처를 많이 받았죠... 부모님의 이혼...
그리고... 박아제님과 마찬가지로 한번도 여자친구를 사귄 적 없는...-ㅅ-
전 그다지 여자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잘생긴 남자 보면 잘생겼네~ 하는 것처럼
예쁜 여자 보면 예쁘네~ 이 정도 였죠... 그래서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
여자를 가까이 해 보지도 못했습니다... 한데.. 요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말하기 곤란한 특이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전 마냥 좋습니다...
그렇게 전... 이제 막 시작한 첫사랑에... 감사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짝사랑이지만...말입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절대 '머신'만은 되지 말자"입니다... 기계는 감정이 없습니다...
내가 이루어낸 작은 것에 가볍게 웃을 줄 알고...
내가 이루어낸 큰 것에 기뻐하며 눈물 흘릴 줄 알고...
내가 놓쳐버린 작은 것에 허한 웃음을 지을 줄 알고...
내가 놓쳐버린 큰 것에 후회의 눈물을 흘릴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내 마음이 우선인... 사람이...
내게 주어진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버과감히 릴 줄 알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서 할 수 있는...
전 그런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이혼가정... 당사자의 슬픔도 이해가 가지만 그 자식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됩니다... 전... 십 몇 년동안 그렇게 살았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전 점점 혼자있는 시간이 늘어났고 말도 줄어들었습니다...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때까지... 학교에서 거의 의자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학교끝나고... 주말에... 방학때... 친구들과 놀러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러고 싶지 않을 뿐더러 그럴 친구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야 알았습니다...
진심으로... 날 배려해주고... 생각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전 강하지도 않고... 강해지고 싶지도 않습니다...
강해진다는 건... 그만큼 주위사람들이 나보다 약한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전 오히려 약해지고 싶습니다...
머신... 기계... 기계는 말이 없습니다... 마음도 없습니다... 그저 자기 일을...
묵묵히 할 뿐입니다... 기계처럼 사는 사람들은... 너무 무섭습니다... 너무 차갑습니다...
전 지난 세월 다른 사람과 다른 내 운명을
홀로 받아들였습니다... 내 운명을, 고통을 나눌 사람은 없었습니다...
12년동안 느끼고 있는 외로움, 소외감, 괴로움, 그리움을 혼자 마음속에 억누르고
살고 있습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자살시도도 몇 번 했습니다... 이젠 아니지만...
지금까지... pgr새내기 회원 wassup, 와썹 이었습니다...
그냥 손 가는대로 쓴 글인데다... 글재주도 없어서...
읽는데 힘드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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