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7/16 00:33:19
Name ijett
Subject [잡담] 세계는...... 게임일까?

어렸을 때 그런 의심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 국민학교(제가 졸업한 다음해부터 초등학교로 바뀌었지요) 2학년인가 3학년 때, <인체의 신비>비슷한 제목의 책에서, 사람의 눈은 안구가 마르지 않도록 보호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항상 뜨고 있을 수 없고 다소의 주기로 눈을 깜박거려야만 한다는 것을 읽었지요. 그 후로 저는 이런 의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눈알을 적시기 위해 잠깐 눈을 감았다 뜨는 그 시간.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감지 않으려고 해도, 눈물이 나와 어쩔 수 없이 눈을 감아야만 하는 그 짧은 순간... 내 주위의 모든 물건이 순식간에 무서운 모양 - 그들의 원래 모습인 악마 - 으로 변했다가, 내가 눈을 뜨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와 똑같은 모양으로 돌아와 있는 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어린 마음에, 여기저기 귀신 책에서 보았던 중국의 요괴, 일본의 요괴들 모양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눈을 감는 순간, 마치 교묘하게 깎은 굴절 거울로 보는 것처럼 주변의 모든 물건들이 흉측하게 뒤틀리면서 숨기고 있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드러내고, 흐흐흐 기분나쁜 웃음을 짓는 것이나 아닐까... 그러다가 내가 눈을 뜨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혀를 날름거리던 뱀은 시계 바늘로, 투명 괴물은 벽거울로, 진흙탕의 급류는 낡은 마루로, 사람을 잡아먹는 무서운 식물은 마당의 채송화로, 식인 피라니어는 어항 속 아빠가 잡아오신 민물고기로 둔갑하는 건 아닐까....
저는 눈을 꽉 감고 있다가 갑자기 뜨면, 황급히 둔갑하려다 미처 본색을 감추지 못한 뱀, 피라니어, 식인 식물, 혹은 <마물>의 꼬리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몇 번이고 그런 짓을 했었지요. 하지만 놈들의 둔갑 실력이 워낙에 뛰어나서인지 한 번도 잡지는 못했답니다. 그때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세계가 동원되어서 나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세상 모든 것이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심리 검사에 나온 문항이었습니다. 저는 '그렇다'에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변덕스러움을 검사하기 위해서인지 똑같은 문항이 여러 번 나오더군요. 저는 계속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그렇다>, <그렇다>, <그렇다>....

그렇게 저는 자라서 고등학생이 되었고 <매트릭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한도를 모르는 인간의 욕망 속에서 피폐해진 지구. 이제 지구의 주인은 기계입니다. 인간들은 마치 플랜테이션 농장의 작물처럼 <재배>되고 있고, 그들이 <세계>라고 믿고 있는 것은 - 붉고 요염한 꽃잎, 방금 베어물은 사과에서 터져나온 향긋한 과즙.... -  몸 없는 숫자들이 실체 없는 논리에 의거해 구성되어 있는 <시스템>에 불과했지요. 그들의 <세계>는 가짜였습니다.

얼마 후에 학교 도서관에서 <링> 3권을 빌렸습니다. (정확하게 몇 권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링에 0권도 있었지요? 그거였던 것 같기도 하구요.)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황량한 사막, 사람은 커녕 생명체의 흔적마저 끊어진 사막 깊숙한 곳에 비밀 연구소가 있습니다. 최첨단 과학과 탁월한 두뇌가 집약되어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실험하는 것은 시시한 사실 하나하나가 아닙니다. 과학자들은 개별 사실 하나하나 뿐만 아니라, 수많은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기를 원합니다. 그들은 - 세계를 실험하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이 지금까지 현실이라고 믿었던 것은, 실은 현실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탄생도, 사랑도, 방황도, 숫자에 불과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능력, 감정, 영혼의 마지막 한 요소까지도 변수로 만들어 프로그램화한, 극도로 정밀한..... 그들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이었던 것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혁명>에서, 개미 혁명 주동 그룹의 일원인 프로그래머 프랑신은 학교의 컴퓨터 안에 하나의 사회를 만듭니다. 그녀는 그 사회를 창조하고 - 프로그래밍 코드로 - 그 사회의 자비로운 <여신>으로서, 그 <피조물>들에게 거의 완전한 자유를 허락합니다. (마치 우리의 신이 그랬듯이.)  컴퓨터 속에서 그녀의 <자식들>이 자라납니다. 원시 시대를 거쳐, 깬 돌과 간 돌, 청동과 철기, 농업이 발달하고 사유재산이 생기고 싸움과 계급과 부조리가 태어납니다. 그들은 빠른 속도로, 그들의 <여신>과 거의 비슷한 시대에까지 발전해 갑니다. 이 가상의 세계는 혁명 지도부에게 있어서 소중한 자금원이었습니다. 이 세계는 더없이 좋은 실험 대상이었기 때문에, 샴푸 회사, 비누 회사, 식품 회사, 가전 제품 회사, <실제 세계>의 기업들은 너도나도 이 세계에 자기 제품을 실험해 보기 위해 혁명 지도부를 지원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신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주민들의 움직임이, 그들 속에서 느껴지는 공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안 그래도 얼마 전부터 주민들 사이에서 <여신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해방하자>는 수상쩍은 움직임이 일고 있었습니다. 프랑신은 그녀의 세계를 샅샅이 검색해 봅니다. 아니나다를까, 프랑신이 그들 사이에 내려보낸 <사도>들의 시체가 곳곳에 높이 매달려 있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란 프랑신이 컴퓨터를 조작하려는 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모니터가 깨져 버리고 맙니다. 깨진 파편이 프랑신의 얼굴에 상처를 남깁니다. 프로그램 속의 그들이, 현실의 그녀에게, <반란>을 일으킨 것이지요.


아주 오랜만에 트로피코를 해 보았습니다(아주 오래 전에, 이 게시판에 소개를 잠깐 했던 적이 있지요). 여전히, 임금 수준이며 교사 수급 상황, 범죄 현황, 수확량, 일꾼들의 숙련도, 수출과 관광 수익 현황....이곳저곳을 챙기느라 바쁜 와중에도, 문득문득 목 뒤가 서늘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한 사람을 클릭해 봅니다. 꽤 정교한 디테일까지 표현되어 있는 그녀는 농부입니다. 스페인 계임이 분명해 보이는 이름. 태어난 곳은 마드리드, 나이는 쉰 두 살, 용기와 리더쉽은 보통이고, 지성은 훌륭합니다. (저에 대한) 존경심은 평균치를 밑돕니다. 아니나 다를까, 대학 출신이군요. 자기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는가 봅니다. Job Quality. 똑같은 봉급을 받는 다른 농부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하층민들이 사는 고밀도 집합주택에 삽니다. 배고픔은 별로 느끼지 못하네요. 종교심... 생각보다 낮아서 확인해 보니, 외국에서 불러온 성당 신부가 사라지고 없군요. 유희에 대한 욕구, 의료 및 위생 욕구, 범죄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 모두 고만고만합니다. 전체적인 행복도. content. 그럭저럭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정도입니다. 남편 역시 농부입니다.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낳았는데, 아들 둘 중 하나는 건설 사무소에서 일하고 하나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딸은 대학을 나와 발전소 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모습도 그래픽으로 나타나고, 하나 하나를 클릭하면 곧바로 그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방금까지 이야기한 것만큼 자세한 프로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거의 이야기를 하나 만들 수 있을 만큼 풍부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  자....그런 <가상의 사람>들이 이미 3백 명을 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상호작용의 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이것은 팝탑이라는 미국의 한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상업적 용도로 만든 게임입니다. 미국에서는 꽤 성공한 편이어서, 확장팩에 후속작까지 등장했습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만약 이것이 군대에서 개발되었다면, 그것도 극비리에, 정말 진지한 의도를 가지고, 가능한 한 최대의 예산과 시간과 노력과 첨단의 재능을 쏟아부어서 - 개발되었다면 하는 생각 말입니다. 어쩌면 저의 옛날부터의 생각, 매트릭스나 개미혁명이나 링에서 그리고 있는 세계상은,
환상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지요. ^^

천재적인 사령관들이 벌이는, 이 가상의 전쟁을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도중에도 문득 그런 생각이 나곤 합니다. 그럴 때면, 메딕 자리에, 혹은 저글링의 자리에, 혹은 프로브의 자리에 저를 가져다 놓고 생각을 하게 되죠. 왜 이 숱하게 많은 전쟁들은, 늘 몇몇 비슷한 지형에서만 치러지는 것일까. 왜 아직 아군도 남아 있고 적군도 남아 있는데, 갑자기 전쟁이 끝났다는 신호와 함께 모든 것이 암흑 속으로 사라지는 것일까. 왜 우리는 늘 보던 사령관들만 보는 것일까. 아니, 그 모든 질문들에 앞서서, 우리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싸우고 있는 것일까?

깊은 밤, 괜히 싱숭생숭해져 써내려가다 보니 꽤 긴 글이 되어 버렸군요.
여기까지 읽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유상연
03/07/16 00:43
수정 아이콘
매트릭스와 링, 개미혁명 그리고 게임세계까지 제가 생각하던것과 ijett님
이 생각하신것과 너무 비슷해서 반갑고 놀랍기도 해서 댓글 달아봅니다.
그냥 좀 놀라서요..^^;
예전에 링과 매트릭스가 비슷하다고 혼자 중얼거렸다가 친구들에게 다굴
당할뻔 했죠..ㅋ 매트릭스에 귀신이야기가 어딨나면서.. 웃음이 나는군요
03/07/16 00:49
수정 아이콘
링 -루프-는 참 기발했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언제나 기발함의 연속이구요.^^ 개미 시리즈는 밤을 지세워가면서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모르는 분들도 계시던데 베르나르 씨의 소설은 거의가 연작으로 이어져 있답니다. 완벽한 소통이 되는 건 아니지만 다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링의 작가인 스즈키 코지 씨의 소설 가운데는 "검은 물 밑에서'라는 단편집이 있는데 이것도 추천합니다. 음, 영화와 같은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공포라고 할까, 아니, 아주 기발한 공포 단편들이 많죠^^
03/07/16 00:49
수정 아이콘
게임일지도 모르죠..^^;;
문득 영화 트루먼 쇼가 생각나네요.
03/07/16 00:53
수정 아이콘
저도 이런 생각 가끔식 하곤 하는데 TV소리나 해야할일등 현실에 묻혀서 금방 달아나버리데요 이런 공상하면 기분이 묘하답니다 ^^ 가끔식 내인생이 게임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당장 F10을 누르고 E,R,R을 순서대로 누르고 싶어요 이번엔 정말 잘할수 있을텐데 말예요 저도 잠이 오는지라 주절주절 ㅇ.ㅇㅋ
온리진
03/07/16 00:56
수정 아이콘
기억나세요?

초등학교때 개미들을넣어 기르던 그 조그만 상자

개미들은 자신들이 누간가의 유희용으로 사육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그 작은 유리병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지요

전 아직도 이렇게 생각해요

누군가 우리를 사육하구있다.

...;
희미렴
03/07/16 00:59
수정 아이콘
음... 전 비디오겜을 좋아했던지라... 인생을 리셋하고, 특정부분부터 다시 로딩하고 싶었던 기억들이 있네요. ^^
nostalgia
03/07/16 01:48
수정 아이콘
좀 부정적인 생각이지만 우리가 우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자유는 '자살' 군대시절 어느 철학책에서 읽은듯 한데 기억이 안나네요.
하지만 지금 살아가는 내 모습도 자의에 의한거라 생각며 결과를 제외한 모든 선택도 제 스스로의 것이라 생각 합니다. 그리구 그렇게 살구 있네요.
안전제일
03/07/16 02:15
수정 아이콘
죽는자유...공감하는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환생을 믿기때문에...죽는다고 해도..그게 끝일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정이라면? 끝이 없다면?
계속 무한히 반복되어야만 한다면.....그게더 절망적이로군요.
흐음..환생을 믿는 주제에 죽는 자유를 주장하고.--;;역시 저는 음울한 인간일까요?
nostalgia
03/07/16 04:50
수정 아이콘
^^ 전 개인적으로 죽은 뒤에 소멸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멸되고 싶고요. 별루 미련이 없는 편이네요. 사는게 고역이라 ㅜㅜ 우울해 진다.
정지연
03/07/16 10:49
수정 아이콘
저도 매트릭스를 보면서 루프를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링라면 사다코가 나오는 1편 링밖에 몰르지만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건 루프였습니다. 그 특이한 설정이 정말 맘에 들었는데 매트릭스에서 그 아이디어를 차용해 온 걸보고 역시 굉장히 관심을 가졌었죠..
03/07/16 11:00
수정 아이콘
음...역시 사람들이 생각하는건 다 비슷비슷한가보군요...제가 생각하던 것들과 굉장히 비슷하네요-_-
morpheus
03/07/16 12:28
수정 아이콘
인간님의 댓글에..
사람들이 생각은 비슷비슷하지 않다고..말하고 싶어서. 전 이글 읽으면서 참 특이한 분이시구나..생각했는데.-_-;; 근데 밑에 댓글들을 읽어보니 그런 분들이 많다는데 놀래버렸네요. 이런 생각 가지고 있는 분보다..안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엔 훨~씬 많답니다.
박경태
03/07/16 19:28
수정 아이콘
비슷한 생각이네요..
하지만 게임이지 않을 소중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생명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0801 ◇ 2003 온게임넷 2nd 챌린지 리그 최종 오프라인 예선전 공지 ◇ 2003.7.17 [28] 플토매냐2475 03/07/16 2475
10800 [MBC라이프존 팀리그] 출범식 경기결과 조편성 [6] 플토매냐2133 03/07/16 2133
10799 리니지2의 압박... [17] 맛있는빵1737 03/07/16 1737
10795 차기 온겜넷시즌 조추첨부터 결승까지 모두 예상.. [41] 마이질럿2640 03/07/16 2640
10794 1:1로탬 찐짜 초보만!!! [15] nostalgia1854 03/07/16 1854
10793 스타도 워3처럼 획기적인 패치가 나온다면.... [7] ShiNe~★1456 03/07/16 1456
10792 임요환 아침마당 출연 [15] 잭필드3586 03/07/16 3586
10791 [잡담] 세계는...... 게임일까? [13] ijett1462 03/07/16 1462
10790 초보, 중수, 고수의 기준..? [23] 무한스톰2089 03/07/16 2089
10789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시작하는 '소녀!'에게 힘을 주소서 -_- [21] 드림팩토리1724 03/07/15 1724
10788 KBS 8시 뉴스에서 결승전을 취재했던데.. [18] Lolita Lempicka2522 03/07/15 2522
10787 서로를 조금만 더 배려합시다. [1] 난폭토끼1107 03/07/15 1107
10784 말도 안되는 이야기 일줄 모르나 [10] edrh1490 03/07/15 1490
10783 가을의 전설..... [4] TheRune1269 03/07/15 1269
10782 OSL에서의 저그의 우승한풀이와 대마왕... [6] 이카로스1550 03/07/15 1550
10781 답답해서 글을 올립니다 (종족 밸런스?? 후..) [6] Raesoo801194 03/07/15 1194
10779 서지훈과 홍진호. 패러디?? [7] Toss화팅1846 03/07/15 1846
10778 스타2가 성공하려면.. [3] 알바생1203 03/07/15 1203
10777 새로운 게이머들의 시대가 도래하는것인가? [13] MasTerGooN1725 03/07/15 1725
10776 [잡담] Challenge [1] eclips1213 03/07/15 1213
10775 프로토스가 암울하다는걸로 얘기가 많은데.. [4] SlayerS[Dragon]1338 03/07/15 1338
10774 갑자기 재밌는 생각이^^ [7] 하드코어질럿1819 03/07/15 1819
10773 ^^ 김대호 선수 그런 말씀 마세요 [5] Forthesky2339 03/07/15 233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