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난생 처음으로 온게임넷 스타리그를 보러 갔습니다. 기다리는 시간도 엄청나게 길었고, 조명은 더웠으며 첫경기에서 두번이나 게임이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어떤 짜증도 나지 않았습니다. 두선수의 모든 것을 건 승부, 오로지 '멋지다', 라는 말 그외 한마디로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맵이니 뭐니 테란이 저그에게 약하니, 그 모든 말은 둘의 승부에 묻혀져 버렸습니다. 2만 5천의 관객도 수백만의 시청자들도 잊혀진체 둘은 오로지 서로만을 의식한체 외로운 승부를 펼쳤습니다.
첫경기, 스탑럴커를 비롯 꾸준히 마린을 잃는 서지훈 선수. 포커페이스라는 그도 결승전 무대에 집중력을 잃는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경험에서 앞서는 홍진호 선수가 압도적으로 서지훈 선수를 누르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비프로스트에서 테란으로서 도저히 컨트롤의 여지를 남기지 않을듯한 완벽한 디파일러 컨트롤에, 저는 할말을 잃었고 이대로 3:0의 승부가 나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서지훈, 그는 자신의 퍼펙트함을 안겨준 비프로스트에서 다시한번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남은 맵은 기요틴과 개마고원, 저에게 승부는 이미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이토록 멋진경기를 아직 최소 두경기는 감상할수 있다는것에 황홀한 비명을 지를 뿐이었습니다.
기요틴에서의 엘리전, 너무나도 어려운 상황을 역전해네는 홍진호선수, 스팀팩으로 럴커에 스치기만해도 전사하는 마린을 컨트롤해 시즈의 스플래쉬로 럴커를 잡아내는 서지훈선수, 두선수 모두 예술이라는 맵 외에 손쓸말이 없었습니다.
마지막 경기 노스텔지어에서의 아쉬운, 차마 인정하기 싫은 패배를 인정한 홍진호 선수의 G를 두번 누름에 경기는 끝났고 두선수의 멋진 승부는 끝이 났습니다.
저그의 우승을 못전 앞에 두고 좌절해야 하는 홍진호선수, 준우승의 트로피가 무엇보다 살가운 홍진호선수의 아쉬움과 함께 우리는 극강 테란 3인방 새로운 강자를 맞이 했습니다.
어떤 말이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홍진호선수가 스스로가 뭘 잘못했는지 알까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두선수는 말그대로 완벽했고, 둘의 플레이는 계속해서 감탄사를 자아냈습니다. 데이터, 컨디션, 운, 준비 모든것을 뛰어넘은 둘의 승부, 그런 둘의 승부를 세상에 가능케한 신에게 감사를들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