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7/10 04:50:06
Name kama
Subject [잡담]사랑할까요?
으음.......이제 제 나이 23. 군대까지 와서 벌써 8개월이 지난 지금(세월 참 빠릅니다^^;) 문득 생각난 것이 있습니다. 참으로 저는 특별난 녀석이더군요. 희귀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여자 손 한 번 못잡아본 인간이라는 것입니다.(물론 초등학교 이후입니다) 중학교 시절, 비록 격반의 남녀공학이었지만 말 한 번 한적없고, 고등학교 때는 말그대로 학교에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꽃이 피기 시작하는(?) 대학 시절은.....완벽한 아웃사이더의 표본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하여 결과가 바로 이것인 것입니다.

이정도면 너 왕따냐?라던지 심히 내성적이군~이라는 반응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사실입니다ㅡㅡ; 물론 친구 하나 없는 땅 긁는 아이는 아니었고 중학교 때나 고등학교 때나 친구라는 녀석들이 있기는 있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때 사귀었던 친구들은 아직도 만나며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머릿속에 박혀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비뚤어진 틀일 것입니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명명해 놓았습니다만 에반게리온의 신지와 비슷한 성향이라 하겠습니다. 고슴도치 콤플렉스라고 하나요? 다른 사람에게 상처입히는 것도 싫고 다른 사람에 의해 상처받는 것도 싫다. 차라리 나를 격리시킨다. 이런 경향이 매우 강했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다른 사람에게 접근하지 않았죠 그런 제게 있어 친구란 내가 어느 정도 표현을 해도 서로 감정에 상처가 없을 정도인가를 파악한 사람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엄청나게 말이 없는 내성적 인간이었다가 일단 친해지면 엄청나게 말이 많아지는 인간이죠^^;

거기에 사춘기도 제대로 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신체적 성징이나 사회에 대한 반항심이나 이런 것들은 왔지만 이성에 대한 관심이나 설레임 같은 감정은 제로였죠.(성적 욕망과는 약간 다른 의미로 말입니다) 여성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은 물론 여자 캐릭터도 전무했습니다. 이상형이라고 존재하지 않았고 여자친구라는 단어는 머릿속에 없었습니다. 특히나 이런 감성이 왕성할 고등학교 시절에는 장래진로에 대한 갈등과 고민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았기 떄문에 이런 경향이 심했죠.(정신과 문 앞에서 돌아선 정도라고나 할까요~) 대학교 들어서 아, 이제 대학도 들어왔으니 인간관계 좀 쌓자~했지만 결과는 3년 동안 사귄 사람 제로ㅡㅡ; 아웃사이더의 화신이었죠^^;;;

그나저나 이랬던 제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군대 들어오기 얼마 전이었을 것입니다. 서서히 이성에 대한 관심이 시작하더군요. 어디까지나 관심에 그쳤습니다만 쓰던 소설들도 센티해져서 주변 사람들이 이상한 표정을 짓게 만들기도 하고요. 그리고 군대 생활에 어느정도 익숙해지 지금, 다시 이런 감정이 생겨납니다. 아직까지 여자만 보면 달려든다 라던가 TV연예인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하는 현상은 이러나지 않지만......그냥 마음 한 구석에 아련한 설레임이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누군가를 사귀고 싶다라던가,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다하는 구체적인 감정이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그저 늦게 찾아온 23살의 사춘기가 지닌 감정의 결핍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미소를 보고 싶고, 누군가를 향해 울고 싶고, 누군가를 안고서 그 체온을 느끼고 싶다는 감정이 새록새록 봄날 아지랑이 생기듯이 솟아나는 것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길 한가운데 서서 밝은 웃음으로 다가올 누군가를 오랫동안 기다리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사랑할까요?

<zard님의 조언이 점점 필요해지는 kamaㅡㅡv>

P.S - 그러고보니 PGR21에 정식으로 글을 쓰는 것도 참 오랫만인 것 같군요. 그런데 오랫만에 쓰는 글이 신변잡기용 잡담이라니ㅡㅡ;;;;;; 그나저나 이번 13일에 오는 결승전 난감입니다. 하필이면 그 두 명이라니......뭐 4강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만. 그래서 현재 고민 중입니다. 뭐, 제대로 볼 수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부대 내의 스타파 서열이 낮아지고 있어 고민 중입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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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stalgia
03/07/10 05:21
수정 아이콘
절실해지면 하게 되더라.... 제 경험담 입니다. 배고프면 뭐든지 먹게되구, 마려우면 어떻게 어디서든 볼일 보게 되더군요. 이성친구 하나 못 사귀던 제 친구는 나이31에 미팅하구 한 달 만에 결혼하더니 지금은 아이 둘 돌보는 가장이랍니다. 필요하다면 이제 사랑하십시요. 아니더라도
언젠가 찾아 올겁니다.
03/07/10 10:48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한 고민을...... 저도 남자친구들 많고 여자친구도 많고 -_-; 나름대로 인간관계 참 좋다고 자부하는데.... 연인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거나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이.. 이성에 의해서만 되는 걸 보니 좀 더 커야할 것 같습니다... 변하고 계신다니 조만간 희소식이 기다리고 있을 듯 ^^ 제 마음을 이제껏 움직였던 남자는... 카르마조프 가문의 알렉세이군이 전부인 것 같군요... 나머지 하이젠베르그, 가까이로는 응용광학교수님까지... 존경의 의미가 더 짙은 사랑이라 (그 분들 사랑하면 조금 많이 곤란할 것 같군요 -_-a) 사람들이 말하는 설레는 사랑을 아직도 ㅇㅇa 잘 모릅니다... 제가 하고 다니는 모습은 -_-+ 유치원생과 별반 다를 바가 없죠... (헉 그러고보니 사춘기 제 사랑은 히무라 켄신이었군요.. 음.. 이게 뭔지 -_-)
03/07/10 12:41
수정 아이콘
배고프면 하게되더군요. 저랑비슷한 성향의 분같습니다. 제나이 얼마있으면 서른.. 다만 바라는건 배고프지만 급하지는 않게 .. kama님 좋은 만남 있으실겁니다.
김일두
03/07/10 14:15
수정 아이콘
사랑을 기다리고 계십니까? 아니면 찾고 계십니까? 확실히 하십시오.사랑은 할까가 아닙니다. 해야만 하는것이 확실합니다. 증거를 제시하기조차 겁나는 군요...자신의 인생에 큰구멍이 나기전에 어서 사랑하는 법을 배우시기 바랍니다.늦은 것 같지만 그래도 이미 시작은 하신 것 같군요
초면에 무례를 용서하시길...
felmarion
03/07/10 14:52
수정 아이콘
몇년전에 친구가 저에게 이런 말을 건내더군요.
"야, 요즘 큰일이다" "왜?" "길가는 여자들이 모두 예뻐보여" "그래?"
그 이야기후 하루가 지난후 제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야, 나 영장나왔어"
그후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 갑자기 여자가 이뻐보인다든가, 마음이 두근거리면 군대 갈 때가 된것이라고 하고는 하였습니다.[웃음]

막혀두었던 마음이 이제 풀리기 시작하시나 봅니다.
그동안 막아놓았던 것 만큼 세차고 강한 그리고 행복한 사랑 하세요^^
안전제일
03/07/10 15:42
수정 아이콘
제 사춘기의 첫사랑은 '사꾸라기 하나미치'였습니다.으하하하하하.--;;(실은 지금도 이상형이라는!)
아직은 스스로가 어리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있기때문에...아직은 사랑은 무리야..라고 생각하고있습니다.(그러나 정작 글쓰신분과는 동갑인.쿨럭)
사랑은 해야만 한다는 말씀이 참 찔리게 다가오는군요.^^
그래도...아직은..하고 미루고만 있습니다.
03/07/11 15:36
수정 아이콘
게맛을 모르는자 크랩버거 맛을 알 수가 없죠....
(니들이 게맛을 알어....! <-- 신구 선생님의 명대사....-_-;)

사랑이 얼마나 좋은건지....
얼마나 아름다운건지....
동서고금을 화려하게 수놓은 그 어떠한 명문장도....
표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맛을 이제 느껴보시기를 권합니다....

프랑스 어느 지방산 30년산 같은 비싼거로 시작하지 마시고....(-_-;)

가까운 편의점 가면 편하게 구할 수 있는 마쥬앙부터....
껄껄껄....(먼소리인지....-_-;;;;)


From 여자보다는 담배가 좋은 자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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