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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3/07/09 15:44:09 |
Name |
strawb |
Subject |
'e스포츠계의 아마추어리즘'이란 기사를 읽고 |
점심먹고 인터넷 뒤적거리다가 한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여러가지 사태로 좀 뒤숭숭한 분위기이고 여러가지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데...
이런저런 기사를 보다보니 게이머들의 입장에 대해서 별 고려가 없는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들더군요. 몇가지 주워 듣고 본 것을 통해 느낀 걸
기사를 읽고 답장을 보낸 것인데 한번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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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기자수첩]e스포츠계의 아마추어리즘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화려한 전략으로 신세대 스타 프로게이머들이 즐비한 e스포츠계가 요즘 크고 작은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월드사이버게임즈(WCG) 2연패의 주인공 임요환 선수가 올해부터 우승자 자동출전권이 폐지된 데 불만을 품고 이 대회 불참을 선언했는가 하면 프로게이머협의회가 게임방송사 측에 리그 상금을 대폭 인상할 것을 요구하며 방송 출연을 거부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은 e스포츠를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진통이라는 점에서 우선 긍정적이다. ‘게임만 하면 된다’는 아마추어적인 발상에서 프로세계의 권리와 의무, 내용과 형식을 갖춰나가는 과정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등과 대립을 해결하는 방식은 지극히 아마추어적이다. WCG 사태만 해도 그렇다. 아무리 스타의 주장이라지만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대회에서 1년 전부터 자동출전권 폐지를 공고해온 조직위원회가 하루 아침에 규정을 바꿀 수는 없다. 임 선수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규정을 바꿨다가는 WCG가 말 그대로 국내용 리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자동출전권 문제에 따른 임 선수의 대회 불참 선언이 이제 막 세계적인 권위를 쌓고 있는 WCG는 물론 그를 따르는 후배 게이머들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프로게임협의회가 게임방송사 측에 리그 상금의 대폭적인 인상을 요구한 것도 게임리그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못된다. 이제 겨우 손익분기점을 맞춰가는 방송사들이 무리하게 리그 상금을 부담할 경우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하고 이는 리그 중단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방송사의 프로게임리그로 정작 실익을 챙기고 있는 비벤디와 같은 게임프로그램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함은 당연하다. 특히 비벤디는 프로게임리그의 주요 종목인 스타크래프트를 350만장 이상 판매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서도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기여한 바가 별로 없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온 터였다. e스포츠계가 진정한 하나의 스포츠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마추어적인 사고에서 탈피해 더욱 거시적이고 전문가답게 하나하나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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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에 인터넷을 하다가 전자신문에서 '[기자수첩]e스포츠계의 아마추어리즘'라는 기사를 읽고 몇가지 생각이 들어 메일을 보냅니다.
요즘 게임계의 일련의 사태들에 대한 기자님의 우려와 비판 일면에서 진정으로 공감하고,
스타크래프트를 즐겨하고 즐겨 보는 입장에서,
이러한 일들이 좋지 않은 형세로 이어질까봐 걱정되는 점도 많습니다.
하지만..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고
현상적인 사실 만을 가지고 비판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한 태도로 비추어 질 수도 있겠지요.
우리는 언제부턴가 신조어 'e스포츠', '프로게이머'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위주로한 이러한 새로운 놀이 문화가 생겨나고,
하나의 산업으로 커가는 모습은
기타의 여러 스포츠의 생성과정을 짧은 기간에 압축해서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한 다른 게임들은 '스포츠'라는 형태로 진화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는게 사실이어서, 아직은 게임의 홍보차원 수준에서 방영되거나, 거의 관객을 확보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게임방송국이 거의
스타크래프트 (하나의 특이점으로 밖에 이야기 할 수 없는 게임) 위주로 편성되어 있고,
거의 유일한 e스포츠의 형태를 갖추어 가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역시 몇 안되는 게임케이블 채널을 벗어나서는 존립할 수 없는 형태로 좁디 좁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을 뿐이죠.
게이머들, 방송관계자나 기자분들이 세불리기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과연 'e 스포츠', '프로 게이머'라는 용어를 갖다 붙이기에 적합한가, 그것은 단순한 허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려서
'프로'게이머들이 '프로'답지 못하게 행동하는 것은
그들이 결코 '프로'로서 활동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는 쉽게 비판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죠.
닭과 달걀 중 어느 것이 먼저냐 라는 논의와 비슷하게도 말입니다.
먼저 wcg 사태에 대해서
전통과 권위를 게이머들의 태도에서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대회측의 대처와 배려에서도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작년과 재작년의 wcg의 대회 운영은 참으로 엉성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온라인 예선의 어뷰저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해서 많은 게이머들의 원성을 샀을 뿐만 아니라, 대회가 치뤄지는 와중에서 선수와 관객들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어서 많은 불편이 있었습니다.
대회 자체가 한 기업의 스폰에 거의 의지하고 있으며,
엄청난 자본이 투자되는 이유자체가 내걸고 있는 캐치 프레이즈와는 달리 '게임 올림픽'보다는 기업 홍보에 더 비중이 있다보니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현상이기에 씁쓸할 수 밖에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나마 대기업이 게임계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가난하기 그지 없는 게임계에서는 감지덕지해야할 일이겠죠.
또 몇번 대회를 개최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시행착오로 너그러히 보아 줄 수 도 있는 문제이구요.
하지만 일련의 상황들을 봤을 때 과연 개선의 가능성이 많은가라는 질문에 있어 대답을 모호하기만 합니다.
시드배정문제에 관해서 wcg는 게시판에 한 줄의 공지만을 하고 각 게이머들에게 제대로된 통보를 하지 않았으며, 다른 기사에서 말하기를 wcg 관계자가 임선수에게 시드를 주겠다라는 식의 발언을 해서 오해를 하게 만들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 스타크래프트 외 다른 종목에 있어서는 우승자들에게 시드 결정전 같은 것은 아예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연 wcg는 국내 게이머들을 무엇으로 보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임요환선수의 대회 불참선언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참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심정적으로 충분히 이해가능한 일이라고도 생각됩니다.
한 게이머가 짊어질 수 있는 짐이 과연 어느 정도 일까요.
임요환선수는 2001년 이후로 거의 게임계의 얼굴마담 역을 하면서
온갖 대회, 온갖 이벤트에 다 참여해야만 했습니다.
'프로'로서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장의 파이 늘리기에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신의 커리어와 부에도 도움이되는 행동이겠지만,
그것이 '의무'로서 '프로'로서의 자기 관리를 해하는 수준으로 진행된다면,
그것이 수년간 계속되며,
그것에 대한 배려 조차도 제대로 없다면,
그 누가 '프로'로서의 자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런지 하는 의문마저 듭니다.
시드배정에 대한 반발은 오만함이나 유아적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기 보다는
피해의식의 소산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품으로서 한 개인이 소비되고 지나치게 이용되는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이와는 극과 극으로 소비되고 이용되는 상황은
다른 비인기 게이머들에게는 상반되게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한달에 50만원도 벌기 힘든 상황에서
'프로'로서의 자세를 요구하는 것은 지독히도 가혹한 것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적어도 프로라고 불릴 수 있으려면
그것으로 밥벌어 먹고 살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만 하고
그래야만 거기에 대한 책임의식이 생길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여명 안팎의 게이머들은 단순히 '게임하는게 좋아서',
혹은 '나도 누구 처럼 부자가 되고 성공할 수 있다.'라는 꿈에 젖어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금쪽 같은 시간을 하루에 10시간 가까운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소비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하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는게 이 판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그들의 노동력 착취를 통해 어렵게 어렵게 이루어진게 지금의 게임방송이지요.
게이머들은 방송국 직원이 아니며
일견 출연거부의 '파업'사태는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매달릴 수 있는 대상은 더 우스꽝스럽게도
게임방송국 밖에 없는 게 현실이죠.
일련의 스포츠와는 달리 'e 스포츠'는 전적으로 방송국에 의존하고 있기에...
방송국도 단순히 그들을 경쟁논리 속에 던져 방치 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게임 방송국 역시도 게이머들이 바로 자신들의 존립기반이기 때문이죠.
리그에서 승리를 거두어 올라오는 선수, 우승하는 선수들만으로 방송이 꾸려지는게 아니라는 것, 그들의 백그라운드에서 함께 경쟁하고 조연의 역할을 하는 게이머들이 최소생계가 유지되니 않으면 리그 자체가 존재할 수 없으며, 리그 없이는 방송국 역시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의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어찌보면 아직 미흡한 단계의 e 스포츠에서 게이머들은 스포츠맨보다는 일용직 직원과 더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방송국의 사정도 그리 넉넉하지는 않고 어렵다는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게이머들의 인내를 요구해야 하는지요.
방송국은 그 고통을 분담할 의무가 있습니다.
일단의 발전을 이루어 악순환을 끊자라는 말은 당장의 생계가 걱정되는 게이머들에게는
허울좋은 구호에 지나지 않습니다.
끝으로
블리자드의 모기업 비벤디에 스폰을 유도하는 것이 어떤가하는 대안을 제시하셨는데..
그건 나름의 넌센스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스타크래프트 과잉 열기가 차기 게임 판매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해서 여러 방해공작을 자행하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나오는 마당에(버그 패치, 서버 축소등) 한창 판매 홍보를 하던 몇년전에도 스폰을 하지 않았던 곳에서
이미 팔릴만큼 팔린 게임의 스폰서를 자처하진 않으리라는게 불 보듯 뻔하니까요.
그리고 게이머 협회의 비벤디에 접근가능성이란 얼마나 될런지.
참, 주체가 되는 프로게이머 협회와 게이머 협의회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듯 싶습니다. 구성원이나 협회 목적이 많은 차이가 난다고 알고 있거든요.
게이머나 관계자들이 '거시적이고 전문가 적인 시각'을 갖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들에 대한 고찰 역시 필요합니다.
게이머들에 대한 비판도 좋지만
그것의 원인과 진중한 대안 등도 기사화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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