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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7/04 19:32:44
Name 서쪽으로 gogo~
Subject [펌]잠깐 쉬어갑시다. -이만수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 소식-
  파크에 이만수씨가 직접 남긴 글입니다. 정말 감동먹으셨나봐요.




지금 이곳은 밤 12시입니다.
저는 아직도 감동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체 여러분께 글을 씁니다.
오늘은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역전과 동점을 거듭하며 접전을 벌이고 있던 4회 공수교대 시간이었는데
갑자기 관중석에서 " 만수 . 만수 ----- "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습니다.

너무 당황해서 무슨 일인가 알아보니 2003년 올스타전을 위해 새로 꾸민
화이트 삭스 구장 대형전광판에 " 축하합니다. 헐크 이 만수 영구결번 "
이란 글과 함께 사진 , 경력이 소개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수만명의 관중들이 기립박수로 내 이름을 부르며 축하해 주었습니다.

오늘 경기시작전 나에게 아버지와 같은 밴치코치 죠에게 영구결번 소식을
전했더니 진심으로 기뻐하며 안아 주시고 이런 빅뉴스를 왜 이제야
알리느냐며 감독 , 코칭스텝들에게 모두 전했습니다.
그리고 구단에도 알렸습니다.

락카룸은 잠시동안 영구결번 축하로 들뜨고 즐거웠습니다.
선수들도 자기일처럼 기뻐해 주었습니다.
팀동료들의 축하만으로도 마음이 흐뭇했는데 구단에서 기쁨을 관중들과
나눌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불펜에서 관중들에게 답례 인사를 하며 고국의 여러분들이 생각 났습니다.
그리고 메이저구장에서 영구결번을 축하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100년 역사의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에는 8명의 영구결번 선수가 있습니다.
삭스 팬들은 그들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고 아끼는지 모릅니다.
야구를 사랑하는 그들은 비록 자기 팀 선수는 아니였을지라도 동양에서
날아온 노란얼굴의 나에게 영구결번에 대한 최고의 축하를 해 주었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가슴이 뜁니다.
그동안의 힘들고 어려웠던 것들이 다 날아가는것 같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여러분들과 나누어야 겠기에 늦은 시간이지만 글을 씁니다.
야구 선수로써 최대의 영광인 영구결번을 밀어준 여러분들과 깜짝 감동
축하쇼로 격려해준 삭스 구단과 동료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시카고에서 이 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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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03/07/04 19:48
수정 아이콘
이만수 선수 정말 잘됐네요.. 어찌보면 삼성에서 배출한 최고의 타자라

고 할수 있는데 거기에 대한 대우는 미흡했던것이 사실이죠, 삼성팬들이

이만수 선수의 영구결번을 적극 추진했다던데 정말 잘됐습니다.
_절대지존_
03/07/04 19:49
수정 아이콘
오홋 오늘 너무 감동이야.ㅠㅠ
이동희
03/07/04 21:39
수정 아이콘
기쁜 소식 입니다.
삼성 팬으로서 감회가 새롭네요. (이만수 코치가 은퇴 할때 잡음이 조금 있었잖아요.)
삼성팀을 응원하는 사람한테 이만수선수는 어떻게 보면 선수 그 이상이었습니다.
주전으로 뛰지 못하던 이미 전성기가 지나버린 이만수 선수 였지만,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의 8~9회 에서 주자가 나갔다 하면 일단 삼성팬들은 '이만수' 를 연호 했었습니다.
그때 만큼은 승, 패, 이만수 선수가 요즘 컨디션이 어떻고, 어떤활약을 보일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죠.
무조건 '이만수' 였습니다.
어떤 팀에서도 이정도의 대우를 받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았죠.
(심지어 작년 삼성 우승때는 관중석에서 '만수형, 드디어 우승 합니다!' 라는 문구가 쓰인 팻말이 등장하기도 했죠.)
영구결번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하드코어질럿
03/07/05 11:22
수정 아이콘
전 해태팬입니다만..^^...그래서 이만수 선수가 잘 하긴 했지만 별로 관심없었죠.

하지만, 이만수 선수에게 진정 감동받은 것은...오히려 전성기 이후였습니다. 플레이 하나 하나에 얼마나 정성을 쏟는지..땅볼을 치고도 전력으로 뛰고, 대타로 나가도 싱글벙글....정말 이동희 님의 말씀처럼 어떤 것도 고려 대상이 아니었죠. 그냥 이만수가 대타로 나온다는 그 자체에 사람들은 기뻐하고 즐거워 했죠. 승패가 문제가 아니라..정말..야구 그 자체를 즐기게 해주는 선수였죠.

삼성에서 영구 결번이라고 하면,,,이만수, 이승엽 정도겠죠. 기아에선 이종범 정도(선동렬에 이어) 한화에선 송진우.....아마 현역 중엔 이 정도만이 영구 결번의 자격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영구결번을 해주어야 할 특급 은퇴 스타로는..두산의 박철순(구단과 사이가 안 좋다죠?) 롯데의 최동원(역시 구단과 사이가..) 선수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구 결번은 그 자체가 엉청난 영광이고, 기념비적인 사건이죠. 그 희소성이 큰 가치가 있습니다. 어찌보면 나중에 한국 프로 야구 명예의 전당이 생기겠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게 영구 결번일 겁니다. 한 시대를 주름잡은, 대표하는 초특급 선수나 큰 영향을, 큰 기념비적 사건의 주인공만이 될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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