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7/03 13:47:02 |
Name |
서쪽으로 gogo~ |
Subject |
선수들의 배고픔에 내가 얻는 이기적인 즐거움은 포기한다. |
조~ 밑의 글들 중에 '선수들의 배고픔으로 내가 얻는 이기적인 즐거움은 포기한다.'
라는 글에 너무도 감동했습니다. 그렇군요. 그 동안 경기의 즐거움에 빠진 나머지
플레이 하는 선수들의 입장에 대해선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고1때 피씨방이 보급된 이후, 쌈장의 흉내라도 비슷하게 해보기 위해 학교만 끝나면
피씨방으로 득달같이 달려가고 허구헌날 허접소리를 들으면서도 베넷에서 1:1을 신
청하며 항상 승보다는 패가 많았지만 그래도 즐겁게 지냈습니다.
지금도 그저 평범한 대학생으로 친구들과 모여서 맥주한잔에 스타리그를 보며 즐기
기만 했지 선수들에 대한 생각은 해본적이 없군요. 이 기회를 빌어 한사람의 스타유
저로서 반성해야 겠습니다. (지금도 승보다는 패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_-)
허나 걱정되는건 프로게임계가 아직 완벽히 자리잡지 못함에 지금 파업으로 인해 그
뿌리가 흔들리지는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생각을 하게 된건 얼마전에 한 선수 팬카폐
에 가입하면서입니다. 지금 이윤열선수의 문제나 그리고 당장 경기를 볼 수 있을지 없
을지 모르는 판국인데도 그 곳은 아무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문
제에 대해 쓰는 것이 이상한 사람이 되버리는 분위기 같습니다.
제가 팬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닌지 생각했습니다만 그렇게만 치부하기에
는 자기 프로게임계의 위치가 안정되지 못한 것에 더욱 생각이 갑니다. 파업이라는 초
강경수를 들고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거니와 이들을 지지해주어야 항
존재들의 의식부재가 혼합되어 참으로 암울합니다.
자칫 파업이 길어지기라도 하면 더 이상 경기장에서 'XXX선수 화이팅~'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프로게임계의 발전에는 팬들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니깐
말입니다. 저도 밑에 분들의 글처럼 게이머들의 배고픔에 내 이기적인 즐거움을 포기할
수 있습니다. 허나 이를 이해 못하는 일반팬들을 납득시키는 것은 바로 선수들이어야
합니다. 제가 모든 게이머들의 팬이 아니기에 잘 모르지만 각 팬사이트에 자신들의 상황
과 입장을 팬들에게 밝히고 이해시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GR만이
팬은 아니니깐 말이죠.
방송사측이나 선수협측이나 너무 자신들의 입장만을 내세우지 말고 빠른 시일에 타협점
을 찾았으면 합니다. 미우나 고우나 팬들이 있어야 게임계가 돌아갑니다. 자본주의앞에
현실은 너무도 냉혹하기에 팬들이 떨어져 나간다면 모두의 손해가 아닙니까. 이번 파업
이 꼭 선수들의 기본적인 귄익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적어도 기본적인 생활
이 되어야만 더 좋은 플레이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스타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타 리그역
기 같은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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