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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3/07/03 00:06:15 |
Name |
다크고스트 |
Subject |
온게임넷 게시판에 좋은글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
이글은 온게임넷 게시판에 오창후(numfive)님이 쓰신글입니다.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충분히 좋은글이라 생각되어 이곳에도 올립니다.
허락없이 글을 불펌한점에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양해를 구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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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게임큐 때부터 엄위원님의 중계와 임요환, 김동수, 조정현, 변성철 등의 선수들의 명승부를 보며 오늘까지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를 즐기고 있는 24살의 평범한 대한민국의 청년이랍니다.
스타 초창기 때1998 1999 ^^; 그 당시에는 인터넷 방송이라는 것도 생소했고 게임중계라는 것도 정말 생소했지만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는 엄위원님이나 선수들의 열정에 정말 감동받았고 즐거웠답니다. 그리고 아직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저에게 커다란 부끄러움과 희망을 주기까지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던 건 선수들의 플레이였습니다. 게임이라는 것을 매개체로 선수들은 그 당시의 관객들(저를 포함^^)에게 눈물이 찔끔할 정도의 가슴시린 장면들을 선사해 주었답니다.
그들의 전략 전술에 울고 웃으며 때론 그들의 클릭 한번에 감탄을 자아내며 숨을 멈추고 지켜보았고 그날 저녁 술자리는 안주는 식어버린 꼼장어가 아니라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와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들의 아쉬운 패배였답니다. 중요한 경기가 있던 날 저녁, 학교 앞 술집은 여기저기서 스타이야기로 가득했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선 저뿐만 아니라 누구나 스타란 게임은 시대의 유행을 타고 마는 하나의 게임이 아니라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 했을 겁니다. (코카콜라배였던가요?) 처음으로 잠실체육관에서 게임하던 날 한마디로 감동이었습니다.ㅠ.ㅠ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우리의 스타는 오르내리는 시청률에 일희일비하며 오늘의 자리까지 왔습니다. 아직은 미흡한 점이 많이 있지만 이제는 누가 뭐래도 스타는 이 땅의 가장 많은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스포츠의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제 본론이군요. 서론이 너무 길어 죄송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윤열 선수의 사태나 구단과 방송국간의 마찰이 일어난 것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어차피 한번은 겪고 넘어가야할 사건이었지만 이제 제자리를 잡기 시작한 스타나, 스포츠의 특성상 스폰서에 큰 비중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금의 국내 불경기를 감안해 본다면 지금은 스타라는 스포츠가 맞은 가장 큰 생존 위기인 것 같습니다.
작금의 상황이 누가 옳고 그른지는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해설위원님들이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협회나 모감독이 주장하는 껍데기뿐인 대의명분과, 사건의 본질을 가리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나 이를 악용해 미래를 예견한 한 대기업이 선수들을 노예화 하려는 명백한 의도는 정말 나쁜 행동입니다.
역사의 흐름 속에 기득권을 유지하기위한 보수 세력들의 권력, 돈, 정보의 악용은 늘 상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간절히 바라는 건 그런 상황을 탓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 일의 가장 큰 피해자인 선수들의 행동에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힘없는 약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큰 행위는 단체 행동입니다. 아 제 말은 무조건적인 파업이니 경기불참, 투쟁을 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합리적으로 그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단체 행동을 하자는 말입니다. 프로야구선수들이 그들의 정당한 노조의 권리를 얻어내기 위해 기득권을 가진 KBO로부터 받은 핍박과 수모는 여러분들도 잘 아실꺼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단체를 올바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엄재경, 김도형, 김창선 해설위원님들께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게임큐 때부터 스타를 중계해오신 엄위원님이나(그 이전의 재미있는 소문도 많이 들었답니다. ^^) 선수출신으로 누구보다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아실 양김위원님들이 힘없고 어려서, 그리고 자나깨나 게임만을 생각하며 살아와서 세상물정을 잘 모를 수도 있는 선수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렇다고 무슨 투쟁이니 이런 것들을 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프로야구의 경우에서도 보았듯 한번 잘못 잡힌 권위는 아주 오랫동안 그 악명을 떨칩니다. 제 생각은 팬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우리의 프로 게이머들이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게, 3분 위원님들께서 이들의 갈 방향을 잘 지도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드리는 말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논리는 돈입니다. 매스 미디어의 가장 큰 논리는 시청률입니다. 그리고 대기업들은 이 둘의 관계를 이용해서 커다란 부를 창출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어 합니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보면 스타크래프트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로리그가 조금만 더 다듬어지고 많은 선수들이 방송에서 자신의 실력을 100% 다 들어 내준다면 기업들은 구단과 선수들의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우리랑 계약하자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작금의 상황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미 스타에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이나 조금 더 상황을 주시하고 있을 다른 기업들 그리고 그들에게 시청률과 부를 창출해주는 수많은 팬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사태가 만약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선수들의 일방적인 승리나, 패배에 따른 극단적인 상황으로 끝난다면 기존의 스폰서나 앞으로 스폰서를 생각하는 기업들, 아니면 자체 구단을 계획 중인 기업들은 아마 스타라는 판에서 떠나 버릴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일방적인 협회나, 이제는 감독이 아닌 모에이전트(-_-v), 기업의 승리로 돌아간다면 가뜩이나 힘든 선수들의 설자리는 더 줄어 들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런 양 극단의 사태들이나 이에 준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힘의 논리에 언제나 패배자였던 수많은 일반 팬들, 선수들의 이기심에 실망한 팬들은 역시 스타라는 판을 떠나버릴지도 모릅니다.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말은 세분 위원님께서 이런 극단적인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선수들을 잘 이끌어 달라는 것입니다. 일개 해설뿐인 분들에게 너무 큰 요구를 한다구요? ^^ 아마 아닐 껍니다. 몇 년간 지켜본 3분 해설위원님들의 행보와 인간관계를 지켜볼 때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해야하냐구요?^^제가 생각한 것들이 몇 가지 있지만 솔직히 위원님들께서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왜 하필 위원님들이냐구요? 위원님들을 빼면 모에이전트를 제외한 훌륭한 감독님들 몇분 뿐인데 이분들은 스폰서들과의 관계상 앞으로 나설수가 없지않습니까? 그리고 위원님들께서도 아시겠지만 스타라는 판에서 세분위원님들가지고 있는 힘과 시청자들이 위원님들께 가지는 흥미와 재미, 신뢰는 엄청납니다.
스타를 사랑하는 한 팬의 간절한 소망이라, 어여삐 여겨 꼭 제 부탁을 들어 주셨으면합니다. 누구보다 스타를 그리고 동생같은 프로게이머들을사랑하는 여러분이기에 이미 그러고 계시리라 믿어 의심하지 않지만 노파심(전24살-_-v)에 이렇게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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