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6/29 18:45:17 |
Name |
ohannie |
Subject |
[힐링포션배] Final!! 그 이름도 화려한 Showtime.werra의 날. |
서두에 밝히자면 전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워크 리그가 처음 시작되던 때부터 김대호 님 팬이었습니다.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면 영웅을 띄워 리그의 인기를 높이려는 방송계의 마케팅 전략에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_-;;;;
스타크에서도 화려하기 짝이 없는 임요환 선수를 좋아하듯, 저 또한 여타 일반인과 다를 바없이 뛰어난 실력의 영웅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아직 워크의 종족별 유닛도 다 파악 안된 상태에서 여기저기서 베타 때 부터 김대호 선수가 최고다, 이전부터 숨은 국산 게임계의 강자인데 이번 워크리그에 드디어 칼을 뽑았다 라는 등 주위의 칭찬 일색의 발언만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김대호 선수에게 초첨을 두고 워크리그를 보게 되었습니다. 또 실제로 보게 된 김대호 선수는 임요환 선수 못지 않게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게임실력, 'Showtime.werra' 라는 요환선수의 'Slayers_Boxer'이후에 오랜만에 보는 멋진 닉네임으로 저의 마음을 사로 잡게 되었지요. 게다가 종족도 제가 워3를 하면서 선택한 '오크'였다는 점에서 결정적으로 그의 팬이 되고말았습니다^^
그런데 김대호 선수의 팬이면서 2% 아쉬운 것이 있었다면 그가 항상 우승의 문턱에서 탈락하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역시 영웅은 우승을 해야 제격인데, 연속해서 3위에 머물고마니 이전의 임요환 선수가 저에게 보여줬던 강렬한 카리스마와 쾌감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이지요. 그렇게 아쉬움 속에서 대호님을 지켜봐야했습니다.
그리고 이중헌 선수에 대해서는 아마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 일것입니다. 한참 암울기의 오크에게 '낭만오크'라는 당시 유행하던 노래 '낭만 고양이'를 노골적으로 패러디한-_-;; ID의, 그럼에도 정말 ID에 맞는 낭만있는 플레이를 보이며 워크 유저들 사이에 신드롬을 일으킨 선수이죠. 비단 오크 유저 뿐만이 아니고요. 당연히 저도 변덕스럽지만 이중헌 선수의 팬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좀 워3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이전 대호님을 볼때 처럼 그냥 지켜보는게 아니라 그의 전략과 빌드 하나하나를 관심있게 보며 직접 동참하는 팬이 되었던 것이지요.
그렇지만 이중헌 선수에게도 마찬가지 아쉬움이 있었으니, 그 또한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또 임요환 선수 얘기를 해서 유감이지만, 임요환 선수가 이토록 많은 팬을 보유하게 된 이유 중 결정적인 것이, 암울기의 테란을 가지고 우승을 했다는 것이지요. 그로 인해 스타를 접었던 많은 분들도, 임요환 선수의 플레이에 반해 다시 스타를 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 정도로 임요환 선수는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이부분에서 반박 리플은 좀 참아주세요^^) 그런데 이중헌 선수는 더욱 사람 감질나게 하는 것이-_-;; 결승까지 진출 했음에도 당시나 지금이나 강력함을 뽐내는 - 스타의 저그 같은 종족 - 나이트 엘프를 상대로 오크의 암울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는 점이죠. 아,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던 순간들이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이중헌 선수를 탓하기 보다는 워3 자체의 밸런스로 인한 어쩔수 없는 결과였다는 쪽이 맞습니다. 당시 악명 높은 건물러쉬, 건물 방어 이후의 나엘의 탈론 - 키메라 조합은 정말 알아도 못막는 전략이고(저그가 플토 상대로 럴커로 조이기 한 후 막멀티 하는 것 막는거보다 더 암울합니다) 이중헌 선수가 그 파해를 위해 선보였던 전략들이 리그를 거치며 다 노출되었다는 점에서 사실 어쩔 수 없는 결과였지요.
어찌되었던 팬으로서는 정말 2%가 부족했던 두 영웅들이었고, 정말 아이러니하고 드라마틱하게도 온게임넷에서의 오리지널의 마지막 리그, 그것도 결승에서 두 선수가 맞붙게 되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는데 그 과정에서 김대호 선수는 우승을 위해 오크에서 나이트 엘프로 전향했습니다. 비난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김대호선수의 래더 전적을 보아온 분들은 다 아시죠. 그는 원래 나엘중심의 랜덤 유저입니다. 저 또한 팬으로서 그가 가장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종족을 선택한 것에 대해 오히려 기쁘게 여겼습니다.
한편, 이중헌 선수는 또 한번 암울한 대진표를 받았지만(16강에서 같은 clan의 최고휴먼이라 할 수 있는 박세룡선수와 만나게되죠)모두 극복해내고 준결승에서 나엘 유저들의 선망을 받던 Rex_jojo 황연택 선수를 3:0으로 셧아웃 시키며 오크 유저들을 다시한번 열광시킵니다.
Showtime.werra vs NangmanOrc 의 대결!
정말 이제껏 나온 워3리그의 결승 중 최고의 결승이라 할만한 매치가 바로 오늘 메가웹스테이션에서 열렸습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처음으로 직접 메가웹에 방문했습니다^^
경기 내용은 밑에 분들이 올리셨지만 예상 외의 김대호 선수의 3:0 압승이었습니다.
김대호 선수는 드디어 오리지날 워3 마지막에서 무관의 한을 푼 감격적인 승리였습니다.
베타때 부터 워3의 최강자 소리를 들어왔지만, 무관의 제왕 소리를 들어야 했던 그였기에 그의 승리 후 활짝 웃는 모습이 너무 기뻤습니다.
반면 이중헌 선수는 이걸로 결승에서만 세번째! 패배를 맛보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스타리그의 홍진호 선수보다 더한 준우승 컴플렉스인 셈입니다. 게다가 이번 결승은 패치의 영향으로 밸런스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 오크도 해볼만한 1.06version 이었다는 점에서 이중헌 선수의 패배는 더욱 쓰라리군요.
어찌되었든, 김대호 선수의 우승을 정말 축하드리고 이중헌 선수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두 선수 모두의 팬으로 정말 이번 결승전은 어느 리그의 결승보다 응원할 대상을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던 결승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리지널의 마지막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두 선수가 마무리 지어주어서 너무 기분이 좋군요.
확장팩에서도 두 선수의 더욱 멋진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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