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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6/26 00:53
매트릭스 2를 졸작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엔 매트릭스 2 리로디드는 분명 대작입니다. 그것도 아직 끝나지 않은 대작.. 3편이 몹시 기대가 됩니다.
03/06/26 01:21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인류는 점점 편리한 것을 추구하면서 발전해 왔습니다. 좀더 안락하고 윤택한 생활을 목표로 달려온 것이죠. 그러니 그러한 생활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일을 해야 했습니다. 인류 초기에는 살아남기 위해서, 그 다음에는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서, 그 다음에는 풍요롭게 쓰기 위해서… 하지만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안락하고 편안한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것은 육체에 고통을 가하는 일이고, 결과가 만족스럽다 하더라고 그 과정은 참기 힘든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예전부터 인류는 이러한 노동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연구합니다. 결국 인류가 다다른 결론점 –현재까지도 관철되고 있는– 은 바로 노동을 다른 것에게 떠 넘기는 것입니다. 고대에는 노예, 중세에는 농노, 현재에는 중산층 이하 계층들이 그것이죠.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오면서 농업 생산량이 발전한 이유도 우경을 통해, 즉, 노동력의 일부를 동물에게 전가함으로써 이루어 졌습니다. 이들은 사회 대부분의 노동력을 떠맡으면서 사회 전체의 풍요로움을 전담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현재 인류는 모든 사람이 이러한 혜택을 받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노동에서 해방되는 것을 말이죠. 그렇다면 노동력은 다른 형태로 ‘누군가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는데,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첨단 과학 기술, 테크놀로지입니다. 풍요로움을 향유하기만 하는 계층, 즉 노동을 전가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계속적으로 노동력을 바쳐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언제나 고분고분하게 그래줄지는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숫자로도 훨씬 불리했기 때문에 그들은 항상 노동력을 전가하면서도 불안해 합니다. 그러한 불안감들은 고대서부터 내려오는 문학들에게서 잘 나타나는데요, 고대의 노예 반란 이야기나 중세의 농노 해방의 이야기에서부터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말’의 나라(말들은 인간처럼 생긴 야후를 부리고 살지요. 즉, 동물 노동력에 대한 불안감)까지. 게다가 몇십년 전부터 제기된 미래 사회의 암울함(테크놀로지에 의한)은 각종 영화나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지요. 매트릭스 또한 이러한 무의식적 불안감의 표출로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류의 노동력을 떠 안아줄 테크놀로지에 오히려 지배당하는 상황.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전까지의 테크놀로지와 인류의 대결에서는 결국 인류가 그들만이 가진 유일한 힘인 ‘이성’으로 테크놀로지를 무너뜨리는 장면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매트릭스에서는 이 ‘이성’마저도 잠식당한 상황. 즉, 노동력을 전가하여 우월한 지위에 서려던 인류가 오히려 역전된 최악의 상황입니다. 매트릭스 제작자(그 수염 흰사람)는 네오에게 묻습니다. 소스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계속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데 힘을 쏟을 것인가. 이러한 물음은 이렇게 치환됩니다. 현재의 시스템(즉 지배, 피지배의 상황)에 편입될 것인가, 결국 인류에게 다시 노동의 의무를 지울 것인가. 네오는 갈등합니다. 인류 해방이라는 기치를 걸었지만 다시금 노동에 속박되게 하는 이율배반에 고민하지요. 이와 같은 물음은 과거 혁명가들에게 기존의 정치 시스템이 던지는 타협안 -혁명을 중단하고 우리가 제공하는 안락함을 받아들일 것인가, 혁명의 가시밭길을 걸을 것인가– 와 비슷합니다. 어쩌면 감독은 원시성의 회귀를 주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나친 편리함, 안락함은 오히려 화가 되므로 테크놀로지에 의한 사회 변혁은 거두고 과거의 미학을 찾자는 주장말이지요.(실제로 매트릭스 밖의 사람들은 대체로 원시적인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 확실한 것은 노동이라는 것은 인류에게 뗄 수 없는 것이고, 그것을 다른 것에게 과도하게 전가시키는 것은 인류의 본질을 상실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노동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말이지요. 이상 조금은 위험한(?) 발상으로 본 매트릭스였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03/06/26 09:50
예전에 이런 소설을 쓰면 어떨까 생각하던 중에 매트릭스가 개봉되더라구요...
한 사이버 펑크의 뒷거리를 거닐 던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가 각종 액션을 통해서 활약을 통해서 그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나갑니다. 그 시대에 지식은 칩을 몸 어딘가의 칩슬롯에 꽂는 걸로 해결이 됩니다만... 그것은 실제로는 어떤 한 대학교(?) 학생의 시뮬레이션 속이었던 겁니다. 단순히 데이터 베이스 상에서 비트를 변환시키는 작업에 시뮬레이션 안에서는 칩을 구해서 자신의 몸에 꽂는 작업이 되는 거죠... 하여간, 마지막 장면은 이겁니다... "그래서 말이지 그 녀석은 ... 했던 거야." "이야 시뮬레이션 안에서 그런 게 가능했단말야...?" "그 사회환경 시뮬레이션에서 xxx 파라미터 값들을 어떻게 줬었는데..?" 다음 수업을 예고하는 싸인이 떨어진다. 마시고 있던 음료수 잔들과 담배꽁초를 버리려다 한 학생이 위로 트인 휴게실 창밖 푸른 하늘을 보며 말한다. "혹시... 이것도 누군가의 시뮬레이션은...?" 뭐... 뻔한 시뮬레이션과 리얼 월드의 매칭 그리고, 그 반복이란 얘기인데... 왠지 매트릭스가 나와버리더라구요... 뭐, 매트릭스 2 리로디드를 보고난 친구 얘기 중 한가지는 매트릭스 3에서 네오가 죽거나 하면서, 화면 전환 후 다른 세상의 네오가 키보드를 던지면서 "에이 게임 더럽게 안되네..." 하면서 끝나는 이현세의 원판 '아마겟돈' 비스무리한 엔딩(원판 '아마겟돈'에서는 외계행성상의 소설속의 이야기로 마무리 되고서는 다시 그게 꿈이라는 걸로 끝나죠. '브이'하고도 비슷한 마무리였던 듯 한데 누가 먼저였더라...?)이 나오지 않겠냐 라는 추측도 하더군요... ^^
03/06/26 10:54
유선전화가 등장하는 이유는 해킹하기가 쉬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맨인블랙의 결말이나 미니님의 결과와는 다른 결말이 나온다면 워셔스키형제가 높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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