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게시판 분위기가 그다지 밝아 보이진 않네요.
재미있게 읽은 기사라서 퍼왔습니다. ^^
[한빛스타즈] 38평 아파트 '합숙'···스타크래프트 효과음 '시끌'
명문 게임단 명성 이어간다
스타크래프트 유통사인 한빛소프트가 지난 2000년도에 창단한 ‘한빛스타즈’ 프로게임단은 이재균 감독의 지휘아래 은퇴 후 개발자로 변신한 가림토 김동수를 포함, 강도경, 박정석, 박경락을 배출한 명문 게임단이다.
현재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8명 중 변길섭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6월 초에 ‘워크래프트3’ 프로게이머 3명이 합류한다.
빡빡한 방송 스케쥴 때문에 분당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식구들까지 모두 모인다는 금요일 저녁 11시에 잠이 덜깬 눈으로 마중 나온 심성수의 호의를 받으며 신대방동에 위치한 한빛게임단 숙소로 들어섰다.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변길섭을 제외하고 이재균 감독(29)과 일곱명의 한빛스타즈 멤버들을 만났다.
한빛스타즈 숙소는 방3개, 화장실 2개, 거실과 부엌이 있는 아파트다. 거실에는 8대의 PC가 셋팅 되어있고 밤늦은 시각까지 스타크래프트 효과음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얼마 전 좁은 오피스텔 생활을 청산하고 이곳 아파트 17층으로 이사를 왔지만 훨씬 넓어진 공간에도 멤버들에게는 고민이 한가지 있다. 오피스텔이 아닌 주거형 아파트다 보니 밤낮 소음에 시달린다는 주민들의 항의 때문에 늘 조심스럽다. 식사는 주로 시켜먹거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대신하며 멤버들끼리 자주 노래방에 들러 기분전환을 한다.
≫ 포토 인터뷰
■ 물질적 지주 ‘강도경’
프로게이머이자 게임방송인 강도경(22)은 분당에 있는 멀티에서 생활한다. 매주 금요일 이곳 커맨드센터를 찾아와 후배들에게 밥과 술을 거하게 쏘는 기분파. 프로게임계 패션리더로 통할만큼 감각이 뛰어난 강도경은 후배들에게 패션코디에 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방송 일을 병행하다보니 한 동안 성적이 주춤했었지만 요즘 들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강도경. 이날은 대회장에서 팬들에게 받은 선물들을 풀어보며 마냥 즐거워하고 있다.
■ 듬직한 팀 리더 ‘손승완’
강도경이 분당에서 생활하는 동안 팀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있는 손승완(22)은 한빛스타즈의 듬직한 맏형.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대신하는 게 보통이지만 맏형임에도 불구하고 설거지도 마다 않는다. 손승완이 뽑은 한빛스타즈의 청개구리는 바로 박경락. 제일 말 안 듣고 제일 잘 삐지는 동생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막둥이라고..
■ 피부미용 매니아 ‘정재호’
정재호는 맛사지 매니아다. 이틀에 한번 꼭 미용팩을 한다. 코팩, 오이, 은행, 녹차, 허브 등 팩이란 팩은 다 정재호의 손을 거쳐간다. 팩을 하고 나면 피부가 몰라보게 촉촉해진다는데 어째 피부상태는 미소천사에 뒤지는 듯. 팀원들 중 가장 연습량이 많은 노력파지만 그만큼의 실력이 나와주질 않아 안타깝다는 정재호. 그는 숙소에서 청소 담당이다.
■ 화장실 귀신 ‘박정석’
한번 화장실에 들어가면 깜깜 무소식이라는 화장실 귀신 박정석(20). 어르고 달래가며 화장실 촬영 OK! 점이 많아 ‘점돌이’라 불리던 박정석은 16개의 점을 뺐지만 요즘 재발해 고민 중이다. 박정석의 술버릇은 옷 입은 채로 샤워하기. 팀원들이 부르는 박정석의 별명은 ‘사오정’ & ‘영구친구’다. “내 몬 산다. 그건 쓰지 마세요!” 멤버들이 뽑은 소위 ‘용된 게이머’가 박정석. “배 바지에 검정구두 패션으로 ‘부산에서는 이게 최고’라며 박박 우기던 게 1년 전인데 지금은 용됐죠!^^”
■ 미소천사 인기짱 ‘나도현’
여성 팬이 가장 많다는 미소천사 나도현(20). 자칭, 김재원이다. 팬에게서 받은 분홍색 키티 키보드를 들어 보인다. 나도현의 열성 팬들은 문 앞까지와 뻐꾸기를 날리기도 한다. 여성 팬들이 많은 나도현을 시샘이라도 하듯 팀원들은 그를 ‘가식맨’이라 부른다. 잘 못 마시는 술도 분위기만 좋으면 소주 두 잔은 거뜬! 하지만 3잔 이상 들어가면 술 먹다 사라져 아무데나 드러누워 잔다. 술 취한 사람 흉내내기가 개인기다.
■ 자고 또 자는 ‘심성수’
심성수(20)는 누구도 못 말리는 잠꾸러기. 하루 10시간 이상은 자야 낮에 활동(?)하는데 지장이 없다.이날도 잠이 덜깬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잘 안 씻기로도 둘째라면 서러운 심성수의 별명은 ‘호빵’이다. 느릿느릿 ‘거북이’라고도 불리며 탤런트 박상면과 닮았다는 소릴 자주 듣는다. 꽁짜라면 다 좋아하는데 특히 도경이 형이 사주는 밥이랑 술 먹을 때가 가장 즐겁다고.
■ 못 들은 척하기 ‘박경락’
박경락(19)은 한빛스타즈의 막둥이다. 그래서 쓰레기는 박경락이 처리한다. 하지만 팀원들 중에 가장 많이 어지르는 멤버도 박경락. 말 안 듣기로 유명한 박경락의 주특기는 ‘못 들을 척 하기’다. 특히, 삐질 땐 더더욱 못들은 척이 심하다. 짠돌이라는 핀잔을 들어도 왠만해서는 주머니를 여는 법이 없지만 자신을 위한 투자에는 과감하다.
≫ 이재균 감독 인터뷰
"항상 초심을 잃지 않길 바란다."
한빛 스타즈의 모체는 부산 게임팀 ‘SM’이다. ‘SM’ 시절부터 멤버들을 이끌어 온 장본인이 바로 이재균(29) 이다. 5월 중순 한빛과 재계약을 마친 이재균 감독은 무엇보다 선수들이 모두가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안정적인 생활 속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다.
소속사에서 운영하는 게임단이다보니 팀원들과 회사 사이에서 조율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다는 이 감독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때, 수상소감에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온 몸에 전율이 흐를 정도로 보람을 느낀다.
게임단 감독으로서는 최초로 2년 전에 이 감독의 팬 카페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며칠전에 팬카페 폐지 의사를 밝혀 지금은 폐쇄 공지가 뜬 상태다. “저는 스타가 아닌 감독입니다. 2천 여명의 회원들껜 죄송하지만 지금은 온전히 구단전 우승을 위해서만 힘쓰는 감독이고 싶습니다.”
한빛스타즈의 이 감독이 뽑은 올해 최고의 기대주는 박경락과 강도경.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의 눈빛만 봐도 한눈에 감이 잡히는데 요즘에는 박경락과 강도경의 눈빛이 가장 빛이 난단다. 이 감독이 선수들에게 하고픈 말은 “항상 초심으로 돌라가라”는 것. 힘들고 어려웠던, 무명시절을 기억하며 늘 겸손한 게이머가 되어 달라는 것이 이 감독의 바람이다.
김수연 기자 < jagiya@kyunghyang.com >
출처 : 경향게임스